게임을 정복하는데 진심인 딥마인드에서 내 놓은 AI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모델로 AlphaZero 가 있는데요. 이는 바둑과 체스를 정복한 AI 입니다.

이는 대단히 뛰어난 AI지만, 인공 신경망 즉 딥러닝이라고 불리는 기술만으로 만들어 진 것은 아니고, MCTS(Monte Carlo Tree Search)라는 방식을 조합하여 만들어진 AI 입니다.

MCTS는 미래의 수많은 경우의 수를 탐색하는 알고리즘으로, 인간이 짠 알고리즘에 의해 명시적으로 다양한 수를 탐색합니다. AlphaZero의 경우 약 400가지의 경우의 수를 탐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고요.

그런데 이번에 딥마인드에서 발표한 AI는 이렇게 명시적인 알고리즘으로 경우의 수를 탐색하지 않고, 현재 상태에 대한 단일 출력으로 그랜드 마스터 레벨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모델이 충분히 크면 명시적 탐색 없이도 강력한 체스 실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시간 복잡도를 공간 복잡도로 치환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모델이 충분히 크면 단일 모델로도 복잡한 알고리즘을 근사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즉, 충분히 큰 신경망은 인간이 설계한 복잡한 알고리즘과 유사한 추론/탐색 능력을 내재화할 수 있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이 말을 다른말로 하자면, 신경망이 단순히 통계적 패턴 인식 기능을 넘어서 수학적/알고리즘적 추론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 결과는 향후 더 복잡한 인지 문제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한 접근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딥마인드도 그렇지만 OpenAI도 AGI로 가기 위한 다음 단계를 수학적 추론 능력을 갖추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 결과에 따르면 그 길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