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바닥에 진정한 위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체감해오고 있었는데, 올해는 확 티가 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몇년째 이야기하고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정상화 일환이지만, 나 역시 이 안에서 밥벌이하고 있는 입장에서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지금 변화를 탓하지 않는다. 


스타트업 지원이나 투자, 혹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외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도 어렵고 취업시장도 얼어붙어서 자의반 타의반 창업붐은 여전하지만, 스타트업붐은 확연히 꺼졌다. 예비와 극초기 스타트업을 도전하거나 시작하려는 청년부터 중장년이 확연히 줄어든게 느껴진다. 재도전하거나 추가로(?) 도전하는 중고 혹은 경력 창업가들로 인해 겉으로 보이는 숫자는 그럭저럭 큰 변화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속을 제대로 까보면 상황이 다른 듯하다. 


로컬 비즈니스나 장사와 소규모, 소상공인 창업이 성장하고, 최근 몇년 동안 스타트업 판타지가 하나 둘 깨지고 동시에 사람들이 스타트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해왔고, 신규 스타트업이 도전할 수 있는 산업이나 시장, 사업아이템이 확연히 줄어들었고, 스타트업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이미 경력 스타트업이 거의 다 채운 상황에 새롭게 유입되는 스타트업들도 이미 경쟁력이나 강점을 갖고 있는 사실상 중소기업들이다. 스타트업 바닥 자체가 만만치 않는 진입장벽과 유리천장이 생겨버렸다. 


완전히 새로 진입하는 ‘쌩’스타트업이나 ‘쌩’창업가들의 경쟁력이 확연히 떨어지는 것은 둘째치고 이들의 진입 숫자 자체가 줄고 있으니 스타트업 생태계에 진정한 위기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줄어들어 학교가 필요 없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아마도 올해 스타트업 육성이나 지원 기관과 기업, AC와 VC 등 투자사까지도 다들 스타트업 구하느라 고생 많이 하기 시작할 것이고, 그나마 괜찮은 예비나 극초기 스타트업이나 창업가를 구하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울 것이다. 이런 현상은 향후 몇년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고. 


따라서 스타트업 생태계도 이제는 완전히 새 판을 짜야만 한다. 재작년 하반기부터 일과 사업을 여기에 맞춰서 움직이고 있는데, 올해는 완전히 변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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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3일 오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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