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사람에게 보내는 42 번째 편지

커리어리 855

'고난은 유익하다'라고 이야기하면 저에게 돌을 던지고 싶은 사람과 네가 크리스천이니까 그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거라고 피드백 주실 분이 계실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면 고통스러운 과정 가운데 배움과 유익이 남았고, 즐겁고 안락했던 순간은 특별히 할 이야기가 남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2007년 한 해 동안 참 많은 시간을 게임을 하며 즐겼지만 기억하는 건 쓸쓸한 담배연기와 텅 빈 튀김우동 빈 그릇뿐입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고통이 느껴진다면, 아마도 그 일을 통해 여러분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아들이 자고 일어나면 다리가 아프다며 절뚝거리며 침대에서 저에게 걸어와 다리통을 주무르라고 시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니 한참 자랄 때다 생각하며 성장판을 살살 마사지해 줍니다. 키가 자라는 동안에도 통증이 있나 봅니다.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도 모진 고난이 있습니다. 특히 입사 지원 결과 불합격이라는 통보를 받는 순간에 매우 쓰라린 통증을 느낍니다. 몸의 통증도 힘들지만 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다쳤는지 가늠하기 어렵고 약도 없어서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오직 시간만이 상처를 회복시켜 줄 수 있습니다. 아니면 더 좋은 곳으로 가게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로 고통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직하는 여정을 돌이켜보면 종종 이상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 중에 불합격 통보를 받은 곳이 알고 보니 별로였더라,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흉흉한 소문을 듣곤 합니다. 초월적 존재가 우주의 기운으로 저를 돕고 있다는 과대망상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러분이 입사 지원 결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면 회사와 여러분이 잘 안 맞는 곳이었을 수도 있었다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보통 서류 전형과 면접 결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온통 책임은 입사 지원자에게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회사와 입사 지원자가 잘 맞지 않는 상황일 확률이 높습니다. 직무 기술적 역량이 너무 부족한 경우를 제외하고 회사가 선호하는 인재는 입사 지원자를 평가하는 사람과 팀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인재를 평가하는 항목을 모두 알 수 없지만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물리적 조건이 아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선호하는 성별이 그렇습니다. 그러니 입사 지원 결과를 무조건 자신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자책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결핍이 욕망을 만든다'라는 말의 의미는 우리에게 없는 것을 더 원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돈, 명예, 지식 등은 부족하다고 생각할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더 좋은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이유도 이와 같은 욕망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로 더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싶어 합니다. 서로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의사결정합니다. 의사결정 결과로 누군가는 환호하고 반대편에 누군가는 좌절합니다. 부정적인 결과를 고난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역량과 경험을 보완하는 계기로, 그래서 더 좋은 회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여러분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4년 2월 28일 오후 1:57

조회 729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