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 1의 법칙’이 있다. 행복한 부부는 긍정적 상호작용이 부정적 상호작용의 5배가 넘더라는 것이다. 만약 그 비율이 5 대 1 밑으로 떨어지면 결혼 생활이 파탄난다고 한다. 다시 말해 한번 부정적 상호작용의 악영향을 씻어내려면, 적어도 5번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심리학자 존 M 가트먼(Jonh M Gottman)의 연구로 밝혀졌다. 가트먼은 커플들에게 갈등 문제를 15분 내에 풀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는 이들의 모습을 녹화했다. 녹화 테이프를 주의 깊게 리뷰하면서, 9년 후에 어느 커플은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어느 커플은 이혼할지를 예측했다. 앞서 밝힌 5 대 1의 법칙을 적용해보니, 예측의 정확도가 90%에 이르렀다.


5 대 1의 법칙은 다른 인간관계에도 적용된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이렇게 썼다. “(가트먼이 밝혀낸 긍정적 상호작용과 부정적 상호작용의) 비대칭성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난다. 수년간 쌓아올린 우정이 단 한번의 행동으로 무너진다는 것은 모두 잘 아는 사실이다.“


인간의 삶이라는 게 그렇다. 항상 부정적인 사건이 긍정적인 사건보다 더 크게 우리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그 상처는 질기고 오래간다. 그래서 ‘나쁜 게 좋은 것보다 강하다(Bad is stronger than good)’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인간관계만 그런 게 아니다. 돈 문제도 마찬가지다. 나쁜 게 좋은 것보다 몇 배는 강하다. 예를 들어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기쁨은 금세 사라진다. 그러나 그만큼의 돈을 잃었을 때 고통은 훨씬 질기다. 머릿속에서 10억 원을 벌 때의 기쁨과 10억 원을 잃었을 때의 고통을 떠올려보라. 대부분 고통의 크기가 기쁨의 크기보다 더 클 것이다.


5억 원을 잃을 위험이 두려워 10억 원을 벌 기회를 포기하는 게 인간의 마음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은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선사시대 인간은 주변에 적이 많았다. 강한 이빨과 발톱을 가진 짐승들, 먹을거리를 놓고 겨루는 다른 부족들이 모두 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긍정적이고 좋은 일보다 부정적이고 나쁜 일에 주목하는 게 합리적 선택이다. 자칫 나쁜 일을 놓칠 경우, 목숨을 내놓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자가 다가오는 소리를 놓치면 사자 밥이 된다. 적군의 매복을 못 알아채면 전투에서 몰살당할 수 있다.


반면 좋은 일은 놓치더라도 죽을 일은 없다. 깊은 아쉬움을 느낄 수는 있지만, 털고 일어나면 그만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마음은 수만 년 진화를 거치면서 부정적 사건을 긍정적 사건보다 몇 배나 더 중요하게 인식하게 된 것이다. 가트먼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위해 한가지 좋은 팁을 제공한다. 그의 말을 들어 보자.


“간단한 겁니다. 소금병에 비유해보죠. 그 병을 소금 대신, 최대한 ’예스(yes)‘라는 말로 채우는 겁니다. (중략) ‘예스! 그거 좋은 아이디어에요.’ ‘예스! 그거 아주 훌륭한 포인트네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거예요.’ ‘예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같이 해봅시다.‘ (소금병에 든 소금을 뿌리듯이) 당신의 모든 상호작용에 ’예스‘를 뿌리는 겁니다. 그게 바로 좋은 관계입니다.”


“반대로, 문제가 있는 파트너십에서는 그 소금병이 ’노(no)‘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부부 관계에서 남편들은 아내의 요구에 이렇게 반응합다. ‘절대 안 돼.’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너는 나를 통제 못해.‘ 또는 ’입 다물어.‘라고 말합니다. 남자가 아내와 권력을 나눠 가지려 하지 않을 때, 부부관계가 파국을 맞을 가능성은 81%입니다.”


가트먼의 조언은 직장 내 인간관게에도 적용 가능하다. 상대에게 최대한 ‘예스’를 말하는 것이다. 가트먼의 조언 그대로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좋은 포인트를 말해줬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쩌면 상당 기간 ‘예스맨’이 되겠다는 각오도 필요하다. 상대가 뭘 말하든 일단은 ‘예스’라고 말할 이유를 최대한 찾아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상대방의 두뇌는 조금씩 ‘안전하다’라고 느낄 것이다. 안전감을 느끼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 신뢰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의 불합리한 요구나 말도 안 되는 아이 디어에 무조건 예스를 말하라는 건 물론 아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 팀원들과 관계가 망가질 수도 있다.


가끔은 상대에게 어쩔 수 없이 ‘노‘를 말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가트먼이 밝힌 5 대 1의 법칙은 꾸준히 적용해야 한다. 한번 노를 한번 말했다면, 적어도 다섯 번은 연속해서 예스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더 이상의 관계 약화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예스와 노의 빈도뿐만 아니라 강도의 중요성도 잊어서는 안된다. 동료의 삶에 있어 중요하고 당연한 권리에 노를 말하는 큰 잘못을 범한 후에, 10 개의 사소한 예스를 말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김인수 기자의 사람이니까 경영이다]인간관계 5 대 1의 법칙:나쁜 게 좋은 것보다 최소 5배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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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기자의 사람이니까 경영이다]인간관계 5 대 1의 법칙:나쁜 게 좋은 것보다 최소 5배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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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1일 오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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