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사는 건 고군분투... 좋은 고통에 신경 쓰라" '신경 끄기의 기술' 마크 맨슨 인터뷰
조선비즈
‘당신이 어딜 가든 똥덩어리가 기다리고 있을 거다…그 중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똥덩어리를 찾아서 신경을 쓰라’고 마크 맨슨은 글로벌 베스트셀러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 열변을 토했다.
마라탕과 에너지 드링크를 동시에 들이킨 후 링에 오른 복서처럼, 그는 뼈 때리는 빡센 충고로 너덜너덜해진 우리의 신경세포를 후려쳤다.
이 젊은 현자는 삶은 대체로 엉망진창이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좋은 고통을 선택하고 책임지며 살 것을 당부했다. 의도적으로 작은 역경을 초대하는 스토아 철학의 뼈대가 느껴졌다.
❶’신경 끄기’란 무엇인가?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향해 ‘꺼져’라고 말하고,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단순히 무심함이 아니라 역경, 폭망, 비교, 과잉 정보, 두려움에 신경을 뺏기지 않는 것이다.
❷대체 어디에 신경을 써야 하나?
▹좋은 질문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보다 ‘그걸 위해 어느 정도의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일례로 나는 록스타가 되고 싶었지만, 그 꿈은 실현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무대의 환호성만 사랑했지, 고된 연습과 배고픈 밴드 생활을 감수할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날씬한 몸을 원하면 체육관에서 땀을 흘려야 한다. 예술가로 살려면 불안과 가난의 스트레스를 견뎌야 한다.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게 삶을 구성하는 단순한 원리다.
❸하지만 누가 쾌락보다 고통을 먼저 계산하겠나?
▹우리는 고군분투하면서 생의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사는 건 어차피 고군분투다. 원하는 것을 이뤘더라도 고통과 문제는 계속된다. 문제없는 삶이란 없으니까.
그래서 질문해야 한다. 나는 어떤 종류의 고통을 견딜 수 있나? 어떤 것이 내게 가치 있는 고통인가? 고통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뇌가 신경 끄도록 자동으로 만든 패턴이 좋은 습관이고 루틴이다.
❹당신은 마약과 파티와 술로 인생 초반을 탕진했다고 고백하지 않았나? 좋은 습관과는 거리가 멀었던 거로 아는데.
▹맞다. 일찍부터 인생의 쓴맛을 봤다. 십 대 때 마약을 들켜서 퇴학당했다. 당시 나는 충동성을 조절하지 못했고, 넘치는 감정을 어디에 쏟아부어야 할지도 몰랐다.
퇴학을 당한 후 20대 초까지 진지한 직업도 갖지 못한 채 술과 파티에 빠졌다. 저지르고 치욕을 당하고 자기 파괴적 행동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 모든 경험을 책에 쏟아냈다. 반면 한국은 바닥을 치면 끝이라는 사고가 지배적인 것 같더라.
❺한국에서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는 말을 초등학생들도 쓴다.
▹저런! 망하면 끝이라는 프레임은 정말 위험하다. ‘망해도 괜찮다, 다시 하면 된다’고 부모들이 반복해서 들려줘야 한다. 성인이 되어 성공해도 자기 실패를 숨기느냐 드러내느냐에 따라, 내적 안정감이 달라진다.
❻타고난 기질 때문에 ‘신경 쓰기의 무한궤도’에 빠져 고통을 겪는 사람들도 많다. 내 경우엔 인터뷰 기사가 나가면 트래픽에 신경 쓰느라 주말이 통째로 날아간다(웃음).
▹수치를 챙기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그걸 왜 신경 쓰느냐다. 전달력 높은 글을 쓰고 독자들에게 가치 있는 걸 주고 싶은 마음에 동기부여가 된다면 오케이. 그러나 사회적 위치, 명성, 인정에 불안 신호가 깜박인다면 빨리 중단해야 한다.
❼‘너는 재능이 부족하고, 이미 감이 떨어졌고, 쓸모를 다했으니 버림받을 것’이라는 환청도 들려온다.
▹나는 그렇지 않은 작가는 만나본 적이 없다. 고군분투하며 만들어낸 글이나 영상은 다 자기가 낳은 아이지 않나.
그러나 진실은 버림받을 거라는 착각도, 대단한 피드백이 올 거라는 상상도 옳지 않다. 세상에 내보내면 내 것이 아니다. 알아서 자라고 퍼지고 성숙해져 돌아오길 기다려야지. 결정권이 나한테 없을 때 최선은, 신경을 끄고 할 일을 하는 거다.
❽“일단 뭐라도 해”가 정말 그렇게 유용한가?
▹처음부터 좋은 걸 시작할 순 없다. 좋은 것이 주어지기를 기다린다면 영원히 기다려야 할 거다. 너무 하찮아 보여도 일단 뭐라도 하면, 그게 실마리가 돼서 풀린다. 이게 ‘뭐라도 해’ 원리이다.
1인 기업을 시작했을 때도 많은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냈는데, 부담감에 할 일을 계속 미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소한 거라도 일단 뭔가를 하면, 일이 차츰 쉬워진다. 책의 목차를 짜야 한다면 일단 제목이라도 써보는 거다. ‘뭐라도 해’ 원리를 따르면, 실패가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대단한 걸 시도한 게 아니라 그저 ‘뭐라도 한 것뿐’이니까.
❾당신의 조언들은 힐링과는 거리가 멀다. “거창한 자아상을 버려” “남 탓하지 마“ ”선택했으면 책임을 져” “너도 틀렸고 나도 틀렸어”처럼 엉덩이를 걷어차는 충고는 진흙 구덩이에 빠진 사람에게는 가혹하게 들리기도 한다.
▹신경 안 쓴다. 그게 진실이니까. 인생에서 중요한 말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여러 번 말해도 부족하지 않다.
삶은 가치 있는 고통을 선택하고 책임을 지는 거다. 내게 메일을 보내는 독자들에게도 계속 이야기한다. 책임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선택에 의미가 없다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인생이 변할 거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책임을 수용하려면 ‘극단적인 자아상’을 버리는 게 좋다. 당신은 천재나 유망주도 아니고 비참한 피해자나 실패자도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희귀한 것으로 정하면, 세상이 더 위협적으로 보인다. 그럴 땐 그냥 남들과 다르지 않게 학생, 배우자, 이웃, 창작자 정도로 자신을 규정하는 게 좋다.
➓평범하다는 인식이 중요한가?
▹중요하다. 그래야 일상성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약한 근육을 키우듯, 저지르고 책임지면서 차근차근 훈련해 갈 수 있다. 작은 일을 반복하면서 실수하고 망치는 자신을 용서할 수 있다.
⓫마지막으로 결코 신경을 끄면 안되는 것은 무엇인지 조언을 부탁한다.
▹관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 주변의 이웃,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는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고 나를 포기하면서까지 타인을 신경 쓰라는 말은 아니다.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어렵지만 꼭 신경 써야 하는 것도 타인이고, 신경 꺼야 할 것도 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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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일 오전 11:07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하기)보다 똑게(똑똑하지만 게으른) 리더가 되라.’ 리더십 코칭에서 빠지지 않는 훈수다. 현장 리더들의 말을 들어보면 실행이 쉽지 않다.
... 더 보기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가고 싶다면, 우선 살아있는 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해야 할 일을 100% 해내면서 할 일 목록을 완전히 없애는 데 많은 노력을 들이기보다는 70% 정도만 해내도 만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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