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은 왜 일본 종합상사에 과감하게 베팅했을까?

1. 4년 전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일본의 5대 종합상사, 즉 미쓰비시(三菱), 미쓰이(三井), 스미토모(住友), 마루베니(丸紅), 이토추(伊藤忠)의 주식을 5%씩 취득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2. 그리고 현재 이 5대 종합상사의 주가는 평균 3배 올랐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평균 지분율은 8.5%가 됐다.

3. 현재 이 5대 종합상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무려 47조 엔, 406조 원이다. 삼성전자(약 488조 원)에 비하면 작지만, 한국 주식시장 2위부터 5위 기업(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의 시가총액을 합친 금액(364조 원)보다 크다.

4. 워런 버핏은 왜 이 5대 종합상사를 선택한 것일까? 작년 봄 그는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하여 이유를 설명했다. 1) 우선 이 회사들의 수익모델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2) 또 하나는 이 회사들 주식이 터무니없이(ridiculously) 저평가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5. (그러면서) 워런 버핏은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앞으로 10년, 20년은 더 보유할 것이라고도 했다.

6. 워런 버핏의 투자가 있기 전부터 일본 국내에서 이 5대 종합상사는 ‘신의 직장’으로 불렸다. 일본의 경제 주간지 ‘도요케이자이(東洋経済)’는 매년 ‘입사가 어려운 유명 기업 순위’를 발표하는데, 이 5대 종합상사는 항상 최상위급에 이름을 올린다.

7. 이유는 간단하다. 높은 연봉과 종신고용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작년도 일본 5대 종합상사의 평균 연봉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쓰비시상사는 사상 최초로 2000만 엔(약 1억 7천만 원)을 돌파했다. 다른 종합상사들도 모두 1000만 엔대 후반을 찍었다.

8. (또한) 일본의 종합상사는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두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보통 30대 초반까지다. 30대 중반부터는 연봉이 2000만 엔을 넘는 직원들이 나오고, 그 후 연공에 따라 급여는 3000만 엔(약 2억 5천만 원)까지 오르며, 대부분 직원들이 정년을 채운다.

9. 일본의 종합상사는 무엇을 해서 이렇게 안정적으로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원래) 일본의 종합상사들은 무역 업무로부터 출발했다. 수출 기업들에 원자재 조달과 제품 판매 서비스를 제공했고 주수입원은 무역 대행 수수료와 취급 대상 품목의 시세 차익이었다.

10. 그러나 이미 1960년대부터 이 사업 모델은 벽에 부딪혔다. 일본의 수출 기업들이 스스로 자재 공급망과 제품 판매망을 구축하면서 상사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11.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종합상사들은 해외 자원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대규모 투자 필요성과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천연자원 시장에서 개별 제조업체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12. 더욱이 80년대 중반 이후 엔화 강세를 배경으로 종합상사들은 적극적으로 해외 광산, 유전, 자원 기업들의 인수에 나섰고, 90년대 이후에는 자원 분야뿐 아니라 전 업종에 걸쳐 유망한 국내외 업체를 인수하여 경영 개선에 나서는 이른바 ‘사업투자형 모델’을 본격화하기에 이른다.

13. 그 결과, 현재 일본 종합상사들의 업태는 더 이상 무역회사라기보다는 칼라일 그룹 같은 사모펀드 혹은 골드만삭스 같은 투자은행에 더 가깝다.

14. (바꿔 말하면, 지금의 일본 상사 기업들은 일종의 금융 기업인 셈이고, 이는 워런 버핏이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좋아하는 사업 분야)

일본의 종합상사는 어떻게 '신의 직장'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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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8일 오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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