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역사상 가장 결정적 사진은 어떻게 탄생했나? ㄷㄷ

1. 최근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은 사진 한 장으로 정의(定義)됐다. 얼굴에 피가 흘러내린 채 파란 하늘과 성조기를 배경으로 오른 주먹을 들고 소리치는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의 모습을 담은 사진 말이다.

2. 사건 직후, 타임지는 이 사진을 표지 사진으로 쓰면서 “역사적 중요성, 명료한 구도, 부인할 수 없는 긴장감 등 이번 사건의 모든 것이 이미지 하나에 다 들어 있다”고 했다.

3. 이 사진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20년 넘게 현장을 누빈 AP 워싱턴 지국의 베테랑 사진기자 에반 부치(Evan Vucci)가 촬영했다.

4. 2021년 퓰리처상을 받은 에반 부치는 트럼프 총격 사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란 직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셔터를 눌렀습니다. 사진 기자의 저주는 결코 두 번째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5. “(저는) AP에 2003년 입사했어요. 예전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취재했고 전에도 이번과 비슷한 돌발 상황을 자주 경험했죠. 유세 현장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전쟁 취재 경험은 총소리를 들어도 두려움에 떨거나 겁에 질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나를 단련해 주었습니다"

6. “저는 유세에서 ‘팡, 팡’ 하는 총성을 듣는 순간, 이것이 미국 역사에 기록돼야 할 중요한 사건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작업 모드’로 들어가 생각을 멈추고, 1000번 넘게 해온 대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7. “(총격 상황에서도 사진을 찍자) 사람들은 저에게 ‘겁나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근데) 이에 대해 ‘우리 사진 기자들은 용감한 사람들이다’라고 답하고 싶지는 않아요. 사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기자도 당연히 두렵죠)”

8. “(다만) 제가 총격 현장으로 다가간 것은 제가 사진기자라는, 그저 그 사실 하나 때문이었다. 사진 기자에겐 기회가 절대 두 번 오지 않습니다. 바로 그때, 바로 그곳뿐이죠"

9. “그렇기 때문에 (당시) 우리 기자들은 모두 (트럼프가 있는) ‘그곳’에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을 기록하기 시작했죠"

10. “저는 그 유세에서 총격이 있든 없든, 평범하고 지루한 집회였든 똑같이 촬영했을 겁니다. 장면이 달라진다고 해서 사진이라는 저의 일이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 사진기자 모두는 총격이 일어난 연단으로 다가갔고, 그저 최선을 다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모두 꽤 잘해낸 것 같아요”

11. “(그리고 여러 특종 사진을 찍었다고 매번 특종하는 줄 착각하지만) 제가 ‘10할 타자’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그 반대죠) 무수히 많은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거꾸로 특종 사진이 나오는 겁니다"

12. “물론 오랜 기간 이런 상황을 겪었다는 축적된 경험이 총소리가 나자마자 곧바로 작업 모드에 들어갈 수 있는 데 도움이 됐지만요”

13. “(사진 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기꺼이 추가 근무를 하겠다'는 자세와 의지입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아무것도 안 하면서 오랜 시간을 그저 기다려야 할 때가 잦습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순간이 오면 바로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 있도록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하죠”

14. “이를 위해서는 ‘숙제’하듯이 사안에 대해 조사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사진에 개인적 편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공정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하고요”

15. “지난 사건이 일생일대 사건이었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사진기자에겐 ‘업무 종료’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건) 그다음 날, 바로 공화당 전당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밀워키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앞으로) 11월 대선까지 많은 일이 일어날 텐데, 그때까지는 ‘전력 질주’할 계획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48862?lfrom=facebook&fbclid=IwY2xjawERiEZleHRuA2FlbQIxMQABHTgUGhvlcw2fuQu5GtyIrwWsTuUVCTrgInwZpHcIIrLuHK_H-B8dxpuFww_aem_jc6-8v29txFbeidBbvviDA


[단독] "기회는 두 번 오지 않는다"... 에번 부치 AP 사진기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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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회는 두 번 오지 않는다"... 에번 부치 AP 사진기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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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30일 오전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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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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