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사람에게 보내는 291 번째 편지

계란후라이 1103


농구를 하다가 깨달은 것

저는 매일 일요일 오후 6에서 오후 8시까지 농구를 합니다. 감사하게 고등학교 실내 농구장을 사용할 수 있어서 사람들과 모여 농구합니다. 실내 스포츠의 묘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 운동을 하고자 하는 본인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의지가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오늘은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등 핑계를 대기 시작하며 하고자 했던 일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흐지부지되기 싶습니다.

동네에서 하는 농구는 사람들 실력이 비슷비슷합니다. 적어도 저랑 같이 하는 분들은 그렇습니다. 그리고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으로 운동을 하기에 젊은 나이는 아닙니다. 그래서 속도가 아주 빠르거나 몸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진 않습니다. 모두가 다치지 않도록 각자 몸을 보살피며 운동합니다.

그러나 가끔 승부욕을 일으키는 순간이 있습니다. 박빙의 점수 차이를 보이거나 일방적으로 우리 팀이 지고 있을 때 역전하고 싶은 의지가 생깁니다. 그런데 동네 스포츠에서 가장 쓸데없는 것이 승부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겨서 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다른 명예가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이겼다’ 외에 다른 어떤 부상이 없습니다. 승부욕에 이기려고 까불다가 괜히 상대 팀 선수와 시비가 붙거나 자신의 운동 능력을 모르고 과하게 움직여 다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차라리 승부에 지더라도 즐기는 마음이 더 중요합니다.

잘 지는 것이 어렵습니다. 누가 이기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지고 사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도 자존심을 내세워 서로 이기려고 다투고 삐지는 상황이 종종 생깁니다. 그냥 좀 져주면 되는 것을 승부욕을 발휘해서 이기려고 사나운 발톱을 드러냅니다. 힘자랑의 끝은 상처뿐입니다. 적당히 지고 안 다치는 것이 더 좋다고 봅니다.

밀집된 수비 지역에 고립되어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하면 공을 빼앗길 확률이 높습니다. 멋지게 드리블해서 어려운 패스를 하면 보기에는 좋지만 공을 받아야 하는 우리 편도 현란한 동작에 속아 실수를 자아내기도 합니다. 무조건 플레이는 간단명료한 것이 좋습니다. 수비가 널널한 곳으로 공을 주고, 볼을 요리조리 돌리다가 보면 찬스가 생겨 쉽게 득점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길, 멋있어 보이는 것 말고, 많은 사람들에게 쉬운 길, 단조로운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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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3일 오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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