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럴 때 추천해요 : "올해 나는 어떤 기분으로 살았나를 복기해 보고 싶을 때"
01 . 얼마 전 '감정 수건 사용법'에 대한 글을 써서 공유했더니, 몇몇 분께서 그 글 속에 등장하는 ⟪감정의 발견⟫이라는 책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주셨습니다.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독서모임 후기를 공유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를 위한 책'에서 한 번 다뤄보는 건 어떨까 싶어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책을 소개해 봅니다 : )
02 . ⟪감정의 발견⟫의 저자는 예일대학교에서 감성 지능 센터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심리학자 마크 브래킷입니다. 그는 우리가 잘 아는 EQ라는 개념으로 분류되는 1세대 감성 지능을 넘어서 개인의 감정이 의사 결정, 문제 해결, 조직 성과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심도 있게 연구한 학자로 MS, 메타 등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기업들과 제품 협업 단계에서부터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죠. 쉽게 말해 이론에만 머무는 심리학자는 아닌 겁니다.
03 . 제가 ⟪감정의 발견⟫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감정 지능, 감성 생산성 등의 단어를 언급하기 전에 '기분'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요소로 이야기를 풀어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책에서는 새로운 챕터가 시작할 때마다 '그래서 지금 기분이 어떤가?'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며 우리가 스스로의 기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죠. 덕분에 학술 용어로만 들을 때는 애매하던 그 감정 지능이라는 말도 기분이라는 단어로 치환해서 생각해 보니 훨씬 생생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04 . 이 책은 단순히 '감정을 이렇게 다루자'라고 행동학적으로 선언하거나 '본인 감정에 한없이 충실해라'라며 개인주의적인 측면에서의 조언만 하는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내 기분을 잘 파악하고, 컨트롤할 줄 알며, 이를 일과 삶에 제대로 연결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죠. 특히 부록처럼 수록된 '무드 미터'를 이용하면 내가 어떤 감정에 취약하고 어떤 감정에 자주 반응하는지를 스스로 체크해 볼 수도 있습니다.
05 .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첫째는 (어쩔 수 없이) 서양 중심의 교육체계와 사고방식을 디폴트로 가정하고 썼기 때문에 글 초반부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 조금은 몰입하기가 어려운 지점이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감정에 깊게 다가가기 위한 좀 더 상세한 실천 방법을 많이 알려주었으면 좋겠는데 후반부 예시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06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책이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의 기준이야 너무도 다양하겠지만 '평소 안 해 본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도 꽤 훌륭한 기준이 될 수 있거든요. 특히 요즘처럼 개개인의 기분, 타인과의 감정 관계, 시대적 감성이 중요시되는 때에는 이런 책 한 권으로 잠시나마 내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은 시도가 아닐 수 없죠.
그러니 연말연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좀 내려놓고 '올해 나는 어떤 기분으로 살았나'를 파악해 보고자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감정의 발견⟫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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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8일 오후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