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을 추억하며. 온게임넷에게도 전성기는 있었다. TV가 전부였던 시절에 말이다. 지역에 따라 누구는 온게임넷이 나오고, 누구는 MBC게임이 나오는 시절이 그때다. 온게임넷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게임이라는 특성상 디지털 송출 비용이 타 스포츠 대비 낮앗다. 디지털 이해도가 높은 e스포츠 시청자층을 고려하면, 채널 이전과 시청자 유입도 그리 어렵지 않았을 테다. 버즈피드? 허프포스트? 웹드라마와 웹예능? e스포츠야말로 가장 '뉴미디어'스럽고, '디지털'스러운 장르다. 2009년. 온게임넷은 '플레이플'이라는 서비스를 런칭한다. 온게임넷의 온라인 버젼이었다. 대회를 송출하고, 구 대회 VOD를 올리고, 오리지널 예능을 만들면 됐다. 온라인의 부족한 수익은 채널 광고로 숨기면(!) 됐다. 근데, 그게 안 됐다. VOD는 없고, 화질은 떨어졌다. 그렇게 망했다. 2012년. 온게임넷은 티빙으로 LCK를 중계한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더군다나 이때는 무게추는 이미 게임사로 넘어간 후다. 단독 중계였던 LCK는 곧 네이버, 다음팟, 아프리카, 트위치,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송출된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사 게임의 e스포츠화가 1) 게임의 장기흥행 뿐만 아니라 2) 수익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게임사는 제작사를 통해 직접 제작하고, 플랫폼에게 송출권을 적극적으로 판매한다. 이때 트위치, 유튜브, 페이스북 등은 'e스포츠 중계권'으로 게임 스트리밍 패권을 쥐려 했다. 트위치는 블리자드 대회 단독 중계권을 샀다. 최근 유튜브가 이 대회 중계권을 다시 샀다. (뺏어왔다). 트위치 코리아가 한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던 데에는 '트위치로 LCK 보는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결국, 게임 대회를 만들고 송출하는 일이 더이상 OGN만의 영역이 아니게 됐다. CP사가 될래, 유통사가 될래에서 유통사를 택했다. TV만 할래, 디지털도 같이 할래에서 전자를 택했다. 그래서 이렇게 됐다. 게임방송국은 필연적으로 대회 IP를 보유할 수 없다. IP는 게임사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볼 수 없었을까? 아니면, 아예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피벗할 수 없었을까? 방송국은 겉보기에 다르게 구식이다. 디지털에 친한 인력도 별로 없고, 과거 온미디어는 파도 파도 괴담... 여튼. 그래서 이렇게 됐나 아쉽다.

2020년 11월 25일 오후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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