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는 언제 높아질까? 구성원이 리더의 의지대로 움직여줄 때다.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의무가 있다.


1️⃣정보를 먼저 공유하라

쥐들을 익숙한 곳에서 꺼내 새로운 공간에 넣는다.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환경이다. 그들을 위협할 강력한 적이 생긴 것도 아니다. 그저 환경이 달라졌을 뿐인 데도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졌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일하다 보면 수많은 새로운 일이 생긴다. 리더의 자발적 아이디어에 따른 새로운 과제일 수도 있고, 더 상위 리더의 뜻에 따른 새로운 업무일 수도 있다. 뭐가 됐든 구성원에겐 새롭다. 업무 강도는 중요하지 않다. 일이 ‘새롭다’는 것 자체가 원인이다. 하지만 많은 리더들이 이를 새롭다고 생각하지 못해 문제가 생긴다.


리더의 레이더와 구성원의 그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리더는 듣는 양이 다르다. 최근 어떤 사업 방향이 논의되고 있는지, 조직 구조를 어떻게 바꿀 계획인지, 신규 프로젝트를 어느 정도의 확률로 준비 중인지 등 여기저기서 들을 기회가 많다. 그래서 어떤 이슈가 생기면 ‘저번에 얘기했던 걸 지금 한다는 것이구나’ 생각할 수가 있다.


하지만 구성원은 다르다. 결국엔 100% 자기 일이 될 때야 비로소 그 상황을 접할 때가 많다. 그래서 새로운 일이 너무 많고 그 일들 앞에서 스트레스가 생긴다. 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일을 만들지 않는다는 식의 하나마나한 말은 하지도 말자. 이때 필요한 것은 리더의 빠른 움직임이다.


실행이 결정된 일이든 그렇지 않은 일이든 정보를 미리 공유해야 한다. 리더의 레이더에만 보이는 조직의 다양한 움직임을 빨리빨리 전달해 구성원의 레이더에 넣어줘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리더는 “아직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괜히 말했다 뒤집어지면 어떻게 하냐?”고 반문한다.


맞는 얘기다. 그래서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까지 알려야 한다. 어차피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불확실한 정보라도 나눠서 구성원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스트레스는 정보가 많아서가 아니라 아는 게 없는 새로움 때문에 생긴다는 걸 기억하자.


2️⃣예측 가능한 피드백을 제공하라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진 쥐에게 전기자극을 준다. 전기자극을 받으면 쥐들의 스트레스지수는 확 높아진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 자극에 적응한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전기자극을 받아도 별 변화가 없다.


이때 또 다른 설계를 한다. 일정하게 가해지던 전기자극의 타이밍을 제멋대로 바꿔 버리는 것이다. 그러자 쥐들의 스트레스지수가 갑자기 높아졌다. 예측하고 대비하던 일이 아닌 사건이 언제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리더는 싫든 좋든 구성원에게 전기 자극과 같은 충격을 준다. 좋은 말로 표현하면 피드백이고 구성원들의 솔직한 표현으로는 잔소리 혹은 질책이다. 질책은 구성원의 스트레스를 높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기의 일관성이다. 예측할 수 없는 피드백은 구성원의 스트레스를 높인다.


예를 들어, 리더가 “다음 주까지 영업 개선안 보고서를 정리해 오라”고 지시했다. 구성원은 나름의 시간 계획을 세우고 일을 시작한다. 그런데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리더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 물으면 짜증이 난다. 어제 일을 시켜 놓고 뭘 바라는지 모르겠다는 마음이다.


리더의 처지도 이해한다. 막히는 게 뭔지, 뭘 도와줄 수 있을지 선한 의도였을 수 있다. 하지만 구성원의 해석은 안타깝지만 다르다. ‘간섭하는 상사’로 인한 스트레스만 쌓일 뿐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사전 약속이다.


일을 시킬 때 “알아서 해봐”라는 것은 지시가 아니다. 일을 그냥 ‘던지는 것’이다. 어떤 자료를 참고할지, 중간 보고는 언제 할지, 아웃풋은 어떤 형식과 수준으로 정리할지 등 상사의 기대치를 구성원의 업무 방식과 맞춰야 한다. 이게 있어야 예측 가능한 피드백이 가능해진다.


결과물이 성에 차지 않을 땐 막말과 함께 손에 잡히는 것을 집어 던지는 다혈질 리더와 함께 일하는 구성원을 만난 적이 있다. 무섭다고 했다. 하지만 또 아무렇지 않다고도 했다. 언제 ‘야수’로 돌변할지 알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다. 언제 무서울지 알고 있으면 대비할 수 있다.


3️⃣구성원의 역량 수준을 파악하라

이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만 전기충격을 멈출 수 있는 버튼을 준다. 예상하다시피 충격을 통제할 수 있는 집단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버튼을 망가뜨리고 실험을 이어간다. 결과는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무 효과가 없는 그룹의 스트레스지수가 여전히 낮았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구성원에게 결정권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수많은 리더십 이론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권한 위임이다. 위임이 쉽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리더가 조직에서 벌어지는 업무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리더들이 “난 우리 팀에서 어떤 일 하는지 다 알고 있다”고 반문한다. 여기서 말하는 ‘안다’는 의미는 그 일이 무엇이냐가 아니다. 그 업무가 어떤 난이도인지, 어떤 중요성이 있는지 등을 분석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는 일이 많으니 바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개별 구성원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일의 속성을 알아야 권한을 위임해 자율적으로 처리하게 해줄지, 더 꼼꼼히 챙기며 더 나은 결과를 내도록 코칭할지 정할 수 있다.


둘째, 리더가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 수준을 몰라서다. 어떤 직원에겐 어려운 일이 다른 직원에겐 식은 죽 먹기일 수 있다. 연차나 직급의 문제가 아니다. 각자의 강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업무와 연결해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 때 능력에 맞는 일을 주고 업무 처리에 대한 자율권도 줄 수 있다. 뭘 잘하는지 모르는데 권한을 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조직에서는 누구나 일해야 한다. 그리고 일은 원래 힘들다. 하지만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힘듦의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리더의 권한 위임이 중요하다.

리더의 첫째 할 일 ‘직원의 스트레스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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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첫째 할 일 ‘직원의 스트레스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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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4일 오후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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