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알아주지 않는 시대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역량 있는 인재는 결국 눈에 띄기 마련이라는 말이다. 참 좋은 말이고, 자신의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하라는 용도로 지금도 종종 쓰인다. 그런데, 이 말에 약간의 함정이 있다.


조선시대를 생각해 보자. 그 시대는 지금보다 사람의 힘에 크게 의존하는 시대다. 로봇도 인공지능도 없으며, ‘시스템’에 의존하는 정도도 훨씬 약하다. 따라서, 더 높은 역량의 인재를 찾는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로봇과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돕고,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 어느 정도의 역량만 있어도 충분한 성과를 내는 곳이라면, 인재를 찾는 것의 필요성이 덜할 수 있다.


하나 더 생각할 것은 인재의 공급 측면이다. 옛날에는 인재 풀이 좁았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지식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해진 인력 네트워크에서 대부분의 채용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보다 실력이 좋으면 눈에 띄기가 쉬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인력을 공급하는 통로도 많아졌고, 기본적으로 인재가 많다. 남들보다 훨씬 출중하다면 눈에 띄겠지만, 상향 평준화된 집단에서 그만큼 두드러지기는 꽤나 어렵다.


‘낭중지추’는 나도 좋아하는 말이다. 결국은 실력이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력만 믿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자신의 역량을 표현하고 드러내야 한다. 손을 들어서 나를 봐달라고 해야 한다. 내가 가진 역량을 어떻게 하면 잘 이해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존재를 알아주고, 나의 역량을 인정해 준다. 지금은 그런 시대다.


#커리어 #직장인 #자기표현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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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1일 오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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