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



우리는 종종 자신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 의미보다는 심리적 위안을 위한 행동을 합니다. 먼지 하나 없는 바닥을 쓸고 닦거나, 헤어진 연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종이학을 접거나, 방학 전 생활 계획표를 꼼꼼하게 작성하는 일 등이 그렇습니다. 객관적으로 큰 효과는 없지만, 그렇게 해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지기 때문입니다.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급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기업에 무작정 입사 지원을 하거나, 이력서에 모든 경험을 나열하거나, 면접을 대비해 예상 질문과 답변을 외우는 일이 그렇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당장 마음은 달래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최종 합격률을 눈에 띄게 높여주지는 않습니다.


특히 이력서에 많은 경험을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은 오히려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했을까?"라는 의문만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요구하는 경험과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력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실수입니다. 만약 채용 공고를 꼼꼼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경험을 중심으로 이력서를 구성했다면, 이런 오해는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럴 때 AI 도구를 활용해보세요. 예를 들어, 채용 공고를 복사해서 ChatGPT에 붙여넣고 "이 채용 공고를 분석해줘"라고 요청해보는 겁니다. 채용 공고에서 핵심 내용 세 가지 정도만 추려보면, 그 기반 위에서 이력서를 전략적으로 작성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직무의 주요 업무, 요구되는 자격 요건, 우대 사항 등을 파악한 뒤, 이에 부합하는 본인의 경험을 선별해 기술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GPT와 같은 AI 도구를 활용하면, 채용 공고의 숨은 의도까지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핵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요점을 잘 짚은 이력서를 받는다면, 단번에 눈에 띄고 바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력서의 '내용'이지, 분량이나 형식이 아닙니다. 분량을 줄이거나 늘리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채용 공고의 핵심에 부합하는 알짜배기 내용을 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남의 이력서를 베껴서 그대로 작성한다고 해서 합격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내 경험이 해당 포지션과 얼마나 잘 맞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합격한 이력서에는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잘 알지도 못하는 기업에 무작정 지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세상의 모든 기업을 알 수는 없고, 아는 기업에만 지원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정보 없이 그냥 던지듯 이력서를 제출하는 건 채용 전형 과정에서도, 입사 후 적응 과정에서도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소한 입사 지원 전에는 해당 기업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보고, 나와 잘 맞는 곳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기업을 탐색할 때는 산업군, 연혁, 근무지, 매출 및 투자 현황, 연봉과 보상 체계, 복지, 근무 방식, 조직 문화, 미션과 비전, 핵심 가치, 사회적 기여, 성장성과 안정성, 그리고 전ㆍ현직자 리뷰까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무실 사진이나 후기를 보고 '괜찮아 보인다'는 이유로 지원해서는 곤란합니다. 충분한 탐색이 이뤄지면 이력서와 면접에서도 더 풍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입사 후에도 후회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력서에는 반드시 '지원 동기'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일부 채용 담당자는 이력서를 열자마자 '회사명'이나 '주요 서비스명'을 검색해 진짜 관심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모든 기업에 복붙하는 식의 지원서는 어떤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진심 어린 지원 동기는, 입사 지원의 기본 예의이자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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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2일 오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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