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90만 유튜버 김진짜의 첫 책 <진짜의 마인드>를 읽었다. ‘삶의 본질에 집중하는 태도에 관하여‘라는 카피에 혹해서. 무엇보다 JTBC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에서 본 그의 유니크한 플레이의 근원이 궁금해서.


김진짜는 서울대 재학 중 축구부에서 활약했다. 졸업 후 영국 러프버러 대학에 운동생리학 석사 공부하러 떠났다가, 중도에 UEFA 지도자 자격증을 따서 영국 9부 리그 축구팀 코치로 활약했다. 지금은 90만 구독자가 즐겨보는 축구 유튜버로 활약 중이다.


1️⃣이름이 왜 진짜인가?

🅰️과거에 미디어커머스 사업을 할 때 가짜 제품을 파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이걸 바르면 주름이 싹 없어진다, 이거 먹으면 건강이 좋아진다…그런 제품도 광고가 그럴듯하면 당장은 팔려요. 소비자들이 혹하니까. 그런 분들 특징이 종목 자주 바꾸고 브랜드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그러다 결국 시장에서 사라지죠.


그런 사람들 보면 다이슨이나 애플 같은 브랜드가 다시 보여요. 요령 피우지 않고 찬찬히 가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 그게 진짜구나. 내가 유튜브를 하면 진심을 담은 그런 ‘진짜’를 만들자. 그 열망을 이름에 담았습니다.


2️⃣호명사회에서 이름은 중요하다. 사회에 선포하는 자기 정체성인데?

🅰️맞아요. 고민 될 때 특히 더 그런 것 같아요. 더 빠른 길, 더 쉬운 길이 없을까 싶다가도 이름을 기준으로 생각의 제동이 걸려요. 댓글에 ‘김가짜’ 이런 조롱이라도 달리면, 다시 한번 검증하고 마음을 다잡아요.


3️⃣축구와 유튜브 그리고 공부의 공통점이 뭔가?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는 것. 그런데 공부는 대체로 투자한만큼 보상을 받는데 축구는 안 그런 것 같아요. 더 어렵고 컨트롤하기 힘들죠. 격주 수요일마다 JTBC ‘뭉쳐야 찬다’를 녹화하는데, 경기 전날은 컨디션을 위해 무조건 하루를 푹 쉬어요. 충분히 운동량을 채우고 준비가 되어 있어도 실전에서 부진할 수 있죠.


그런 면에서 공부가 더 정직한 거 같아요. 예전에 90년대 수능 만점자가 ‘공부가 너무 재밌다’고 인터뷰를 했어요. 공부는 인류가 적립해온 지식 중에 당대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걸 정리해 전수하는 거라서, 그걸 차근차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고요. 인류가 축적한 지식을 알아간다는 그 느낌이 중요한 거 같아요. 점수 높이려는 목적보다 알아가는 즐거움에 대한 자각이 있다면...


4️⃣‘서울대 출신 90만 유튜버’라는 당신의 타이틀은 엘리트 능력주의를 증명하는 지표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 유튜브로 성공하는데 서울대라는 학력이 필요한가?

🅰️아니요. 이 일을 하기 위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학을 가지 않고 당장 유튜브를 시작해도 돼요. 하지만 학력이 주는 후광효과는 있어요. 축구 얘기를 쉽고 재밌게 풀어내는 사람인데 공부도 잘했나보다…대중의 인식이 플러스가 됐어요.


5️⃣AI가 나보다 똑똑한데 왜 대학을 꼭 가야 하냐는 아이들의 질문에는 뭐라고 답하겠는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책임감과 꾸준함을 몸에 배도록 하는 거예요. 저는 제 두 아들도 이 비밀을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어요. 공부와 태도의 연관성을 사회생활 하면서 절감했습니다. 일 자체는 대학을 안 나와도 잘할 수 있지만, 대학을 가기 위해 했던 그 ‘열심’이 일을 지속할 수 있게 해줘요.


촬영 대본을 쓰고 영상을 만들 때, 저는 제 자신을 정말 고통스러울 정도로 밀어붙입니다. 그런데 그게 중학교 2학년 중간고사를 준비하던 제 모습과 너무 똑같아요. 조금 부족하면 ‘엄마, 저 새벽 4시에 깨워주세요’하고 마지막까지 밀고 늘어지는 태도가 지금까지 이어진거죠.


6️⃣공부든 일이든 잘하고 싶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은 김진짜만의 노하우가 있나?

🅰️저는 무슨 일이든 목표를 잘게 쪼갰어요. 책 한 권 다 읽기보다 목차만 보기. 무엇보다 학창시절부터 제가 썼던 방법은 단권화와 누적 복습이에요. 다양하게 흩어진 정보를 한 권의 공책에 몰아서 정리했고, 암기해야 할 땐 2~3장 나갔다가 다시 앞으로 가서 또 보기를 반복했어요.


그 방법으로 힘든 입시도 치렀고, 군대에서는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A4지 10장 분량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운 적도 있어요. 뇌의 기억력도 근육의 암기력도 근본은 다르지 않아요. 불평 없는 반복은 효율적 루틴이 되고, 힘듦을 수용하는 묵묵함은 인격과 근육의 성장 시스템을 만들어내요. 자연의 원리가 그렇듯, 반복과 재생 말고 더 빠른 답은 없습니다.


7️⃣킬 패스, 전환 패스, 뇌지컬, 중원의 지략가라는 세간의 평가에는 만족하나?

🅰️만족해요. 저는 누군가의 패스를 받는 쪽보다 빠르고 잘하는 친구들에게 찔러주는 역할이 맞는 것 같아요. 메시처럼 빠르게 돌파하거나 손흥민처럼 저돌적인 플레이를 좋아했다면 그렇게 노력했겠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지단을 좋아했어요.


저는 약하고 느리다 보니 지단처럼 좀 부드럽게 차는 걸 좋아했어요. 어릴 때 누구를 롤모델로 삼느냐에 따라갈 길이 정해지는 것 같아요. 짧게 짧게 찔러주다 뒷공간으로 멀리 킥을 때려주려고 해요.


8️⃣수시로 대화하는 콜 플레이와 빠른 사과도 보기 좋았다. 불협화음을 최소화시키는.

🅰️축구가 사람 됨됨이를 키우는 데 진짜 좋은 스포츠예요. 어릴 때부터 축구하면서 배운 게 그거예요. 상대가 다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일으켜 격려하고요. 심판 선생님께는 호기심을 갖고 물어봐요. ‘이게 왜 파울이 되고 안되는 건지’...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끼리 대화하는 거죠.


초등학교 때부터 패배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익혔고, 그래서 경기 때 흥분을 잘 안 해요.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하죠. 옐로카드 받아도 인사하고 상대 선수가 쥐 나면 스트레칭해주고.


9️⃣재미와 함께 예의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한가?

🅰️맞아요. 저는 그래서 오래 할 수 있었어요. 재미를 좇다보니 스토리가 생겼고, 예의를 지켜서 운이 좋아졌어요. 꽉 막히고 간당간당할 즈음에 한 번 더 치고 나갔을 때 빵 터졌어요. 축구 지도자 생활도 그렇고 축구 동영상도 그렇고. 조금만 더 해보자, 더 해보자…그런데 그게 재미있으니까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대 출신 90만 유튜버 김진짜가 사는 법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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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출신 90만 유튜버 김진짜가 사는 법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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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5일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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