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에 다소 충격적인 데이터를 봤다고 한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빠른 성장’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빠른 성장에 너무 집착해 급격하게 인원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 구체적으로, 탁월한 인재가 아니라면, 구성원을 한 명 늘릴 때마다 조직의 생산성은 0.9%씩 떨어진다고.
3. 좀 더 풀어 설명하면, 스타트업 씬에 있는 사람들은 프로덕트가 성장하고 있고 투자도 유치했으니 공격적으로 채용을 해서 조직의 규모를 늘리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이 늘어날수록 조직의 비효율성은 높아지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늘어나며, 잘못된 사람을 뽑을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얘기.
4. 그래서 뛰어난 인재 5명인 팀에게 20억 원이라는 돈이 생기면 런웨이가 3년 가까이로 늘어나지만, 어설프게 채용해 평범한 직원 20명으로 구성된 팀은 20억 원으로는 6개월도 못 버틴다고.
5. 이를 넷플릭스식으로 표현하면, ‘인재 밀도(Talent Density)’가 떨어지면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아무리 투자를 많이 받아도 금방 바닥이 드러나는 셈.
6. 물론 스타트업이 망하는 데는 다른 여러 이유들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조금 빠르게 성장한다고 해서 사람을 급격하게 늘렸기 때문이라는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달까?
7.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한국 스타트업은 미국보다 사람을 내보내기가 더 어려울뿐더러, 잘 내보낸 경험을 한 경영진도 많지 않기 때문에 난이도는 더 높을 수 있다.
8. 물론 시장에 돈이 넘치고, 벤처나 스타트업 쪽으로도 돈이 많이 흐르고, 스타트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낭만 또한 넘치면, 이런 비효율이 어느 정도는 감당 가능하지만, 돈이 마른 상태에서는 조직은 비대하나 인재 밀도가 낮으면 버티는 건 사실상 불가능.
9.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직원 13명일 때 1조 원에 회사를 페이스북에 판 인스타그램이나 직원 65명일 때 1.5조 원에 엣싯한 유튜브, 직원 55명일 때 19조 원에 매각한 왓츠앱 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고,
10. 과거에는 스타트업들에게 DAU, MAU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를 많이 물었지만, 요즘은 직원 한 명 당 매출이나 인당 영업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11. 심지어 AI는 이런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12. 그런 의미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지만, 앞으로의 비즈니스는 지난 10~15년과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속도’보다는 ‘밀도’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얘기다.
13. 아니, 넷플릭스가 닷컴 버블 붕괴 후 상장 프로젝트가 좌초되면서 회사가 망할 뻔 할 때 구조 조정을 통해 인재 밀도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 2000년대 초중반이니, 본질은 변하지 않았는데 그 사이 스타트업 버블이 왔다 갔는지도. 무튼 나 화이팅!!
#오늘의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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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5일 오전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