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떤 기자가 살아남을까?> 1. 향후 인쇄 매체의 생존 여부는 매체의 종류에 따라 다를 겁니다. (안타깝게도) 신문은 더 성장하기 힘들 것이고, 잡지도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2. 반면, 미국에서는 아직도 종이책에 성장 중입니다. 일본에서도 종이책은 살아남을 거라고 봐야죠. 3. 그러니 인쇄 매체라고 뭉뚱그리기 보다는, 온라인에 적합한지 아닌지에 따라 다를 겁니다. 특히 뉴스는 (종이보다는) 온라인에 (더) 최적화된 매체라서, 종이에서 온라인으로 이미 많이 옮겨 간 상황이죠. 4. 비즈니스 잡지도 속보성이 있어서 온라인 친화성이 좋다고 봅니다. 5. 한편, 디자인 잡지와 패션 잡지는 종이 매체 형태 그대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200페이지가 넘는 단행본이나 신간 등 긴 읽을거리는 온라인에서 보면 눈이 피곤하기 때문에, 역시 종이 매체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죠. 6. (다만) 종이에서 디지털로 주역이 넘어간 건 분명 맞는데, 요즘은 ‘종이와 디지털의 융합'이 대세가 되는 중입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종이와 디지털을 나누는 발상 자체를 낡은 것으로 봐요. 7. (앞으로는)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를 구입해서, 그에 따라 서비스나 물건을 만드는 시대가 될 겁니다. '데이터'와 '콘텐츠'라는 두 영역이 잘 돌아가면 최고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이죠. 8. (반대로) 데이터가 너무 없으면 에디터는 요행이나 믿음에 의지해서 콘텐츠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면 독자의 요구와 괴리될 우려가 있죠. 9. 혼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게 어려웠던 기존의 저널리즘과 콘텐츠의 세계에서는 ‘어떤 회사에 소속되어 있냐'가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혼자서도 어느 정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를 회사가 먼저 찾아내는 구조가 만들어질 겁니다. 10. 전쟁 전의 저널리스트에게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 따위는 필요가 없었습니다. 사회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이것을 잘 전달하기 위해 실력을 갈고닦는 게 (더) 중요했죠. 하지만 전후 70년이 지난 지금은, (안타깝게도) '월급쟁이 기자' 말고는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11. (저는) 디지털화로, (월급쟁이 기자가 아니라) 과거에 존재했던 저널리즘의 (진짜) 의의가 되살아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12. 그렇다면 디지털 세계에선 어떤 저널리스트나 어떤 사람이 활약하게 될까요? 저는 '개인의 개성이 사물을 말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주관을 억제하고 사실을 담담하게 쓰는 기사보다는, 글쓴이의 색깔이 드러나는 기사가 더 잘 읽히거든요. 13. (그리고 앞으로는) 비즈니스를 알아야, 더 좋은 취재를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잘 알아야)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 수도 있고요. 14. (다시 말해) 비즈니스를 모르는 기자가 취재를 하고 편집을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역설적이지만, (미디어) 기업의 경영진 중에는 (비즈니스적으로) 아마추어가 많기 때문에 (오늘날) 미디어 비즈니스의 진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15. 앞으로의 시대에는 기자보다는 에디터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고, 더 덧붙이자면 (그냥) 에디터보다는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는) 에디터 겸 경영자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겁니다. 16. 일단 속보 기사의 가치는 점점 떨어질 것이고요. 관련 기자의 가치는 내려가겠죠. 17. 오늘날에는 동영상, 음성, 사진, 문자, 이벤트 등 무수한 편집 대상이 있습니다. 게다가 각 분야의 경계가 점점 흐릿해져서 다양한 분야를 연결해 의미를 창출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18. 그래서 에디터는 이 좋은 재료를 활용할 줄 아는 요리사가 되어야 하죠. 19. 하지만 에디터 또한 비즈니스와 결부되지 않으면, (그냥) 피고용자에서 끝나버릴 겁니다. 편집 기술도 있고, 돈벌이도 뛰어난 사람이 수익 면에서나 영향력 면에서나 성공하겠죠. 20. (그런 의미에서 저는) 편집과 비즈니스가 결합되면, 최강이라고 봅니다. (사사키 노리히코) - 스가쓰게 마사노부, <앞으로의 교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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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2일 오전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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