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트하우스 보셨나요? 첨엔 너무 자극적이고 매워서 보기 힘들었는데요, 보다보니 어느새 빠져들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미치겠더라구요. 지금은 목빠지게 시즌2를 기다리고 있어요. 드라마를 보면서 김순옥 작가님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이분 대체 뭐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쓰지... 그래서 예전 자료들을 살펴보았는데 인터뷰를 거의 안하시는 분이더라구요. 딱 2개의 인터뷰 자료를 찾았는데 그중 2014년 모교 이화여대와 인터뷰 했던 자료가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좋은 드라마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었습니다. 이 답변을 보고나니 작가님의 작품이 더 이해가 갔어요. “저는 드라마 작가로서 대단한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거나 온 국민을 눈물바다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요. 제가 바라는 건 그냥 오늘 죽고 싶을 만큼 아무 희망이 없는 사람들, 자식들에게 전화 한 통 안 오는 외로운 할머니 할아버지들, 그런 분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거예요. 제 드라마를 기다리는 것, 그 자체가 그 분들에게 삶의 낙이 된다면 제겐 더없는 보람이죠. 위대하고 훌륭한 좋은 작품을 쓰는 분들은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불행한 누군가가 죽으려고 하다가 '이 드라마 내일 내용이 궁금해서 못 죽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드라마, 드라마를 통해 슬픔을 잊고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쓰고 싶어요. 마치 『마지막 잎새』 속 노화가가 그렸던 그 잎새 같은 작품을 쓰고 싶은 거죠. 사람들이 드라마에 대한 기다림을 통해 삶의 의욕을 얻는다면, 그게 제 드라마가 이뤄낼 수 있는 최고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죽을 생각도 접게 만드는 드라마.. 그거 뭔지 너무 알겠다 생각했어요. 작품에 대한 정말 멋진 접근 같기도 하구요. 드라마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콘텐츠 제작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 같아요. 정말 대단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다보면 계속 능력에 비해 거창한 얘기만 하게 돼요. 그보다는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주는 콘텐츠, 계속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드는 걸 목표로 삼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가 김순옥 동문(국문‧93년 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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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5일 오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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