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이 푼돈에 기사를 네이버에 팔았다." 네이버가 언론사에 제공한 전재료는 언론사에게 '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언론사에 전재료를 주고 기사를 올리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 중반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검색을 해봤지만 정확한 시기는 찾지 못했습니다. 2009년 네이버는 자극적인 뉴스가 증가하고 선거보도 노출 논란 등으로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실시합니다. 메인뉴스 선택권을 언론사 선정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종합일간지 11개 등 89개 사가 이 서비스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뉴스캐스트는 뉴스스탠드 형식으로 변했습니다. 언론사가 네이버에 뉴스를 팔기 시작할 때 뉴스 독점권을 네이버가 가져갈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가장 먼저 보도한다는 언론사가 그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하니 아이러니죠. 처음 네이버에 뉴스를 팔 시기에 언론사는 그리 어려운 때가 아니었습니다. 광고 시장은 전통적인 언론이 좌지우지할 때였습니다. 기사를 팔아 돈을 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였기에 당시 언론사들은 큰 고민 없이 돈을 받고 기사를 넘겼습니다. 언론계 후배들이 "인터넷의 영향력을 잘 모르는 선배들이 별 고민 없이 기사를 팔았다"는 비판을 한 이유죠. 그런데 당시에는 젊은 기자들도 네이버에 기사를 돈 주고 파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결론적으로 비판을 하는 거죠. 그만큼 시대를 미리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 등으로 뉴스 서비스를 계속 고도화했습니다. 욕도 계속 먹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번에 전재료를 폐지하고 구독 기반의 광고 수익을 언론사에 지급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기사 중간 광고 수익도 언론사에 지급한다고 합니다. 언론사는 홈, 기사, 중간, 기사 하단 광고 영업을 직접 맡게 됩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취재-기사 작성- 편집-발행-전달 중 '편집-발행-전달' 3단계를 아우르는 미디어 도구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각 언론사가 기사의 작성부터 출고를 위해 사용했던 툴인 집배신을 더 이상 업데이트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 발표에 대해 다양한 언론 관련 기관에서 다양한 분석과 평가를 발표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발표를 보면서 각 언론사는 각자의 뉴스 사이트보다 네이버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네이버 뉴스 스탠드의 기사 중간 광고도 언론사에 열어놨으니 그 쪽으로 집중하겠죠. 전재료가 없어진다면 흔히 말하는 듣보잡 인터넷 언론사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수많은 인터넷 언론사들이 폐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터넷 언론사는 어뷰징 기사를 쏟아내면서 인지도를 높이려고 할 것입니다. 당분간은 가능하겠지만 결국 어뷰징 기사는 언론사의 신뢰도를 갈악먹게 되는 독이 될 것입니다. 네이버는 평균 수익이 감소하는 경우 향후 3년 동안 보전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전재료 없이는 많은 인터넷 언론사의 생존이 어려울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의 이번 발표를 읽으면서 언론사는 이제 기사를 만들고, 유통은 네이버에서는 이뤄지는 형태로 고착화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해결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예전에 블로터에서 관련 내용의 좌담회를 연 바 있습니다. '언론 생태계와 네이버, 상생 방법은?'이라는 좌담회입니다(http://www.bloter.net/archives/286434). 한번 읽어보면 언론사와 네이버의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론사 입장에서 네이버는 갈수록 무서운 존재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네이버 뉴스 광고수익, 구독자따라 배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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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2일 오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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