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2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갈수록 점점 더 한국 극장가에서 디즈니의 파워가 올라가는 것 같은데요. 어쩌면 곧 'Disneyed'라는 표현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
1.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이 개봉 11일째 관객 800만 명을 돌파했다. 비수기로 꼽혀왔던 11월 극장 관객 수도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하며 역대 최다(1859만명)를 기록했다.
2. (지금까지) 역대 1000만 관객 영화 대다수가 여름 휴가철, 설·추석 명절 연휴, 연말연시 등에 개봉했다. 반면, 올해는 국내 극장가의 전통적 성수기가 아닌 시기의 이례적 흥행이 잇따랐다.
3. 가장 눈에 띄는 건 (당연) 디즈니다. ‘겨울왕국 2’로 가을 틈새시장을 장악한 데 앞서, 계열사 마블의 히어로물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4월, ‘알라딘’ 실사영화가 5월 선보여 쌍천만 관객을 빨아들였다. 3월 개봉해 580만 관객을 동원한 ‘캡틴 마블’까지, 봄철 극장가를 그야말로 디즈니가 지배했다.
4. 올해만이 아니다. 디즈니의 이런 봄 비수기 개봉 전략은 11년 전 마블영화(MCU) 1호 ‘아이언맨’이 시초다. 지난 6월 영진위의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상영점유율의 상관관계’ 페이퍼에서 곽서연 영화정책연구원은 “마블영화는 주로 전통적인 극장 비수기라 할 수 있는 4월에 개봉했다(9편)”면서 “극장 입장에서는 고예산 한국 영화가 개봉을 꺼리는 극장 비수기에 마블영화의 상영점유율을 최대한 높여서 극장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수 있지만, 마블영화 개봉 패턴이 일찌감치 4월 개봉을 선점해 다른 영화들이 그 시기에 개봉하기를 꺼리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5. 디즈니는 기존의 마블·픽사·루카스필름(‘스타워즈’ 제작사) 외에 최근 21세기폭스를 인수·합병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범하며 콘텐트 공룡으로서 전세계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워왔다. 한국에선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최고 상영점유율이 80.9% 이르는 등 스크린 독과점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1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겨울왕국 2’가 스크린을 과도하게 점유하고 있다며 배급사 디즈니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