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의 시대》 요즘 제 눈에 띄는 프로그램들은 모두 '고민'과 관련이 깊습니다. 실력이 있고 여전히 열정이 가득한데 노래를 부를 무대가 없는 가수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주는 <JTBC 싱어게인>이 있었습니다. 음식에 대한 철학, 계속해보고 싶은데 손님은 없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자영업자에게 식당 운영에 대해 컨설팅해주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있습니다. 재택근무 비중도 커졌고 아이들이 생기면서 좀 더 넓은 집, 전망이 좋은 집에 살고 싶은데 조금 멀지만 괜찮은 집을 대신 찾아봐주는 프로그램 MBC <구해줘! 홈즈>도 있습니다. KBS <대화의 희열>에서 오은영 님은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고민이 있다며 이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벼락치기를 하는 사람은 게으른 게 아니라 잘하고 싶어서 미루는 거예요" "'제대로 못해서, 적당히 해서 창피해질 바에는 차라리 안 하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잘하고 싶은 기준이 높은 거예요" "데드라인을 '삶의 선'으로 바꾸는 게 필요해요" [ 큐레이터의 문장 🎒 ] 지금을 중독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돈 중독', '일 중독'이 만연한 사회라는 비판적 시각인데요. "마약중독은 감옥으로 보내지만 일중독은 온 사회가 칭찬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중독은 근면함과 성실함으로 미화되면서 함정에 빠진 건데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더 열심히, 더 잘하려고 강화학습이 되는 거죠. 가까이 가족, 친구가 있어도 이런 함정에서 헤매다 번아웃이 오기도 합니다. TV 프로그램에 더 많은 '고민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이 나타난다는 건 사회가 중독 사회로 가고 있다는 시그널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시청률이라는 숫자로 돌아가는 미디어 세계에서 위안을 주는 프로그램이 많아진다는 건, 위안을 기대하고 위안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진다는 거니까요.

오은영 박사가 분석한 '숙제+일' 미루고 '벼락치기'하는 사람의 심리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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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가 분석한 '숙제+일' 미루고 '벼락치기'하는 사람의 심리 (영상)

2021년 6월 3일 오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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