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작가가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을 거부했습니다. 출판사와 문단이 부여하는 영예를 스스로 거절했어요. 저는 오래된 집단의 권위를 개인의 실력이 거절한 사례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전 세계의 모든 분야, 모든 집단, 모든 회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축소판 같기도 했어요. 이제 작가는 출판사 없이도 소통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있는 작가는 누구도 두렵지 않습니다. 평단과 평론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콘텐츠 창작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가 무척 가까워졌다는 뜻이죠. 평단과 소비자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원하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시대. 콘텐츠는 개인과 개인을 향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실력과 개인의 취향이 어떤 경계도 없이, 어쩌면 무한에 가까운 소비자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지금 속해있는 그 집단과는 아무 관계도 없이, 그 집단이 부여한 안락과 권력과는 또한 거리를 두고 "나는 어떤 개인입니까?" 누군가 물어올 때 다만 자신 있게, 공들여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작가가 문학상을 거부한다는 것

시사IN, 시사인

작가가 문학상을 거부한다는 것

2020년 1월 29일 오전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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