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의 한 문단]
이씨는 “예술가들이 을지로를 위해 아무리 일해도 칭찬은커녕 욕만 더 듣는 것 같다”며 “임대료를 올리는 건물주들은 정작 빠지고 괜히 예술가들에게만 비난이 쏠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예술가도, 상인도 가진 것이 없어 을지로에 모여들었는데 진짜 갑은 제쳐둔 채 을과 을이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요약]
을지로의 갈등. 터를 잡고 일하는 상인들과 새로 입주한 젊은 예술가들 사이의 갈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원인은 최근 2~3년 사이에 오른 임대료. 기사는 이 갈등의 원인이 정책에 있다고 지적한다. '누구를 위한 도시재생 사업인지 알 수 없다'는 얘기.
[단상]
1. 을지로는 어떤 공간일까? 제조업 베이스로 보이지만 사실은 제조업에 필요한 부품이 유통되는 오프라인 공간이다. 이런 장소가 쇠락한 이유는 기존의 유통 구조가 온라인/네트워크 등의 이유로 파괴되어서 그렇다.
2. 정부가 원인 해결을 위한 방법론을 찾는 대신 예술가들에게 '재생'의 몫을 떠넘겼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 같다.
3. 예술가들에게 임대료를 싸게 주거나, 벽화를 그리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관점에서 '도시재생'을 재고해야 하는 때다. 이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계속 지적하고 있는 문제인데, 솔직히 유통 구조가 완전히 재편되는 중에 어떤 솔루션이 가능할지 감도 안 잡힌다. 어려운 문제다.
4. 전통적인 유통 단지에 새로운 서비스 업이 진출하면서 생긴 문제라고도 보인다. 그 둘의 연결고리가 없다면 그 둘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것인데, 그건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