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의 시작>
1. (인스타그램의 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은 이미 25살에 성장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페이스북과 조직이 엉성한 트위터, 절차와 학구적인 면에 치중하는 구글을 모두 겪어보았다.
2. (또한) 시스트롬은 이들 회사들을 이끄는 리더를 개인적으로 알았고, 그들을 움직이는 원리를 어렴풋이 이해했다. 그 덕분인지 그들에게 신비감 같은 것을 갖지 않았다.
3. 밖에서 보면 천재들이 실리콘밸리를 끌고 가는 것 같지만, 내막을 보면 그들도 자신처럼 허점이 많은 인간이어서 일을 해나가면서 방법을 찾아내고 있었다.
4. 월급을 포기하고 뭔가를 시작할 만큼 모험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기에, 시스트롬은 (구글을 나와) '넥스트스톱'이라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 자리를 맡았다. 여행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회사였다.
5. (그렇게) 시스트롬은 직장을 다녔지만, 밤과 주말에는 카페에 앉아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데 몰두했다. 바로, 모바일 앱을 만드는 일이었다.
6. (사실) 시스트롬은 앱을 만들 줄 몰랐다. 그가 만들 줄 아는 건 모바일 홈페이지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기술적 능력은 부족해도 비교적 원만한 성격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고, 보통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고 흥미를 느낄 만한 아이디어를 내는 데는 (다른 창업자들보다) 자신이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그렇게 그는 연습으로 실력을 늘리는 법을 터득해 갔다.
7. (그리고) 그해 말 시스트롬은 (인스타그램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버븐Burbn’이란 모바일 앱을 만들었다. 그가 즐겨 마시는 켄터키 위스키 이름을 딴 앱이었고, 버븐은 도시 생활과 사교 활동을 즐기는 시스트롬에게 딱 어울리는 앱이었다.
8. 버븐은 지금 있는 곳이나 갈 곳을 알려줘 친구들을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줬다. 그리고 이 앱은 사용자가 자주 외출할수록 상을 줬다.
9. (그렇게) 2010년 1월에 사업을 핑계로 넥스트스톱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시스트롬은 샌프란시스코의 팬핸들에 있는 매드론 아트 바에서 열린 ‘헌치Hunch'라는 스타트업 파티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스트롬은 재력이 만만찮은 거물 VP 두 명을 만났다. 넷스케이프의 공동창업자로 실리콘밸리에서 인기 높은 벤처캐피털 회사인 a16z를 운영하는 ‘마크 안드리센’과 당시에는 아직 덜 알려진 초기 투자 전문 회사인 베이스라인 벤처스를 운영하는 ‘스티브 앤더슨’이었다.
10. (특히) 앤더슨은 스탠퍼드와 구글 출신에다 자신감이 넘치는 시스트롬이 만든 모바일 아이디어에 아직 투자자가 없다는 사실을 마음에 들어했다. 앤더슨은 무엇이든 늘 제일 먼저 알아보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는 시스트롬의 전화를 빼앗아 자신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11. 그때부터 두 사람은 2~3주에 한 번씩 체스트넛 스트리트에 있는 카페 그로브에서 만나 버븐의 가능성을 따졌다. 당시 버븐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시스트롬의 친구와 그의 친구의 친구 등 수십 명이 전부였다.
12. (투자를 하려는 앤더슨에게) 시스트롬은 회사의 모양을 갖추려면 5만 달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관심을 보였지만 한 가지 조건을 내세웠다. “(현재) 제일 위험한 것은 창업자가 당신 혼자라는 사실이에요. 저는 웬만하면 단독 창업자에게 투자하지 않습니다"
13. 시스트롬 이외에 다른 코파운더가 없다면, 그가 잘못된 결정을 내려도 지적해주거나 아이디어를 더 좋게 다듬어줄 사람이 없다는 얘기였다. 시스트롬 또한 그의 말에 동의했다. 그는 공동 창업자의 몫으로 10퍼센트의 지분을 떼어놓겠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하겠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의 전신이 출범하는 순간이었다.
- 사라 프라이어, <노 필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