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신입사원들이 경험하고 고민하는 이야기가 있다. “회사가 이런 곳인 줄 몰랐다.” “정말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었지만 나와 잘 안 맞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슴이 뛰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이런 반복적이고 지겨운 일을 하는게 지쳤다.” “열정 없는 선배들을 보면서 몇 년 후의 내 모습이 저럴거라고 생각하니 막막하다.” 열정! 참 좋은 이야기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열정을 열정적으로 얘기한다. “왜 이 세상에 태어나 살고 있는지 나의 존재 이유를 찾아라. 그 존재 이유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비전을 설정하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을 찾아라. 그 일은 열정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좋아하면서도 잘할 수 있고, 밤을 새도 지치지 않으며, 어떤 장애가 와도 헤쳐나갈 수 있으며, 천직이라고 생각되어야 한다.” 가슴을 뛰게 하는 이런 얘기들을 들으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과연 가슴 뛰는 열정으로 일을 하고 있는가? 대부분 아니다. 그럼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서 가슴 뛰는 일을 찾아야 하는가? 카드값을 생각하면 그건 용기가 없어서 안된다. 그럼 그냥 다니자! 그러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누구나 경험하고 공감하는 상황일 것이다. 1️⃣직장에서 열정을 찾을 수 있을까? 캐나다 심리학자 로버트 밸러 랜드는 2002년 연구를 통해 ‘우리는 어떤 활동을 열정적으로 할까?’라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참여자들은 사이클, 조깅, 수영 등 개인 운동에 35%, 농구, 하키, 축구 등 팀 스포츠에 25%, 음악 감상, 영화 등에 15%, 기타 연주, 피아노 연주에 10%, 소설, 시 읽기에 5%라고 답했다. 중요한 업무, 학습, 공부에 대해서는 4%정도 만이 열정을 쏟는다고 대답했다. 겨우 4%만이 업무나 일에 열정을 쏟는다고 대답한 것이다. 이로써 우리가 열정적으로 어떤 것을 한다고 할 때, 그 대상은 주로 업무가 아니라는 것이 충분히 증명되었다. 지금 내 주변에 보이는 선배, 동료들이 어떤 것 같나? 열정적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모두 열정을 쏟고 있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럴까? 일에 열정을 쏟는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2️⃣나에게 열정적인 일이 따로 있을까? 잡크래프팅의 대가인 브제니브스키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일 혹은 직업이라고 부르는 것을 세 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바로 잡, 커리어, 콜링(job, carrer, calling)이다. 내가 하는 일이 Job이라면, 나는 이 일을 생계를 위해 하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재정적으로 안전하다면 이 일 대신 다른 일을 할 것이다. 직장에 출근하는 순간부터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자녀가 같은 일을 하겠다고 하면 절대 권유하지 않는, 오직 빨리 그 일을 벗어나고 싶은 것, 그것이 바로 Job이다. 내가 하는 일이 Career라면, 지금의 일은 더 좋은 목표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앞으로 몇 년 후에도 현재 직장에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더 좋고, 높은 곳으로 갈 것이다. 그 곳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 지금의 일이며, 그렇기에 지금의 일이 힘들고 지루하고 시간낭비 같더라도 잘 해내려고 한다. 내가 하는 일이 Calling이라면, 지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내 일이다. 이 일에 종사하는 것이 기쁘고, 일이 곧 자기 자신이다. 일을 집에 가져가서도 하고, 휴가에도 일에 신경을 쓴다. 자신의 일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열정이 가득한 일이다. 브제니브스키 교수는 추가 연구를 했다. 자신의 일을 Job, Career, Calling으로 다르게 생각하는 근거를 분석해보니,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근속년수에 있었다. 오래 근무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일을 calling이라고 응답했고, 적게 근무한 사람들은 주로 job으로 생각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일을 오래한 사람들은 그 일에 능숙하다. 즉 그 일을 잘할 확률이 높다. 즉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calling으로 생각하고 에너지를 쏟는 것이지, 애초에 열정으로 가득한 일을 찾아서 도전하는 사람이 그 일을 calling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3️⃣일을 열정적으로 하려면 어떻게 할까? 현재의 일에 열정을 쏟지 못해 더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서는 안된다. 일단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찾기란 너무 어렵다. 단지 4%만이 본인의 업무, 일에서 열정을 찾을 뿐이다. 96%의 사람들은 자신의 열정을 일이 아닌 것에서 찾는다. 나의 일에 열정이 생기지 않고 가슴 뛰지 않는다? 그것은 일을 못해서 그런거다. 일을 잘 못하니까, 제대로 못하니까 열정이 안 생기고 일이 재미없는 것이다. 그러니 열정적인 일을 찾아서 떠날 생각을 하지말고 지금 하는 일을 일단 잘해보자. 지금 상태로는 어딜 가서든 열정적일 수 없다. 왜냐고? 그 일을 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일을 잘 하게 된 이후에도 열정적이지 않다면 그때 가서 이직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 열정을 찾아 자신의 직장을 그만두고 후회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이직 후 열심히 열정을 찾았지만 몇년이 지나고도 자신의 열정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후회하는 사람들…열정인줄 알고 직업을 바꾸었지만 역시 아닌것 같아서 지금까지도 새로운 직업을 찾는 사람들… 사람들이 어리석어서, 열심히 살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열정이라는 허망하고 공허한 단어만을 좇았기 때문이다. 기억하자! 열정적인 일을 찾아서 몰입해야 즐거운 것이 아니라, 일을 잘하면 몰입이 되고 열정이 생기는 것이다.

열정적인 일이 아니라서 회사를 그만둔다고요?

Brunch Story

열정적인 일이 아니라서 회사를 그만둔다고요?

2021년 11월 20일 오전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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