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자는 게 아니라 피드백입니다
Brunch Story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야?” 일을 하다 보면 피드백을 할 일도 받을 일도 정말 많은데요. 피드백이라고는 하는데, 묘하게 기분만 상하고 막상 업무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우리가 함께 일하는데 좋은 피드백이 왜 중요할까요? 먼저, 좋은 피드백은 지금 하는 이 프로젝트의 성과물을 즉각적으로 개선시킵니다. 또한 좋은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는 사람의 역량이 향상됩니다. 이렇게 우리 팀과 조직의 능력이 향상된다면 그 덕분에 내 성과 또한 좋아집니다. 사실 피드백이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막상 제대로 하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감정 소모 없이 성과를 만드는 좋은 피드백 5단계” 1️⃣나의 상황 설명하기 피드백은 먼저 내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처한 환경이나 기분,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치 등을 얘기하는 거죠. 예를 들어 “00님, 안녕하세요. 저는 주말을 맞아서 지금 속초에 왔어요. 노트북을 챙기지 않아, 보내주신 PPT 파일을 휴대폰(아이폰 11)으로 확인했어요.”라고 피드백을 시작하면 듣는 사람은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죠. ‘아, 노트북이 아니라서 슬라이드에 삽입된 표가 깨졌을 것 같은데 보기 쉽지 않았겠다.’ 이러한 공감과 이해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줍니다. 2️⃣관찰한 것만 있는 그대로 나열하기 피드백을 할 때 자칫하면 내가 지금 본 내용 뿐만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마치 피드백인 것처럼 얘기하기 쉬운데요. “지난번에도 PPT 슬라이드마다 폰트가 다 다르던데, 이번에도 그렇더라고요.” 이런 식의 피드백을 하신 적이 없나요? 피드백을 할 때는 상대의 성향이나 전문성, 업무에 대한 태도가 아니라 “슬라이드 7과 8에만 제목의 폰트가 굴림체에요.”처럼 발견한 팩트를 있는 그대로 기술해야 합니다. 그래야 개선해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또 피드백을 비난처럼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STEP 1에서 내가 아이폰으로 확인했다는 점을 언급했으니, 혹시라도 파일 오류로 인한 문제라면 담당자가 해당 내용을 파악하기도 더 쉬울 것입니다. 3️⃣감정 표현하기 관찰한 사실을 나열한 후에는 여러분의 감정을 표현할 차례입니다. 자 여기서 퀴즈! “PPT를 확인해보니 슬라이드마다 폰트도 다르고 오타도 많네요. 저한테는 00님이 이 프레젠테이션을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느껴져요.” 이 문장은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한 피드백일까요? 정답은 X입니다. ‘느껴진다’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표현했기 때문에 감정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위의 문장은 내 생각에 가깝습니다. 피드백을 할 때는 생각이나 해석이 아니라, 내 느낌을 표현해야 하는데요. “슬라이드 7, 8, 12, 15 제목의 폰트가 굴림체라서 아쉬워요.” “PPT가 거의 다 완성되었을 것이라 기대해서, 조금 실망한 것이 사실이에요.”라는 식으로 솔직하게 덧붙일 수 있습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피드백을 한다면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해봐도 좋겠네요. 4️⃣중요성 언급하기 사실과 감정을 잘 전달했다고 해도, 지금 이 피드백이 특히 어떤 부분에 왜 중요한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면, 피드백의 최종 목표를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고객사에 직접 프레젠테이션 하는 저로서는 PPT에 실수가 없는게 정말 중요해요. 오타가 반복되면 전문성이 떨어져 보일까봐 불안합니다.” 피드백을 할 때는 이 업무,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것이 개선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간단히 언급해 주세요. 이것은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명확하게 하는 동시에,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신뢰감도 형성해줍니다. 5️⃣제안하기 이제 제안을 할 차례입니다. 만약 보내준 PPT에 오타가 많다면? “검수 기능을 켜고, 밑줄 친 부분 위주로 먼저 살펴보세요.” 만약 슬라이드마다 서식이 다르다면? “레이아웃을 먼저 설정하고 작업하면 서식을 통일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제안은 이처럼 발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개인의 실패가 아닌, 시스템의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안은 바로 이 전제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또한 제안은 어디까지나 제안일 뿐! 우리의 제안이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나에 대한 무시나 거절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감정 소모 없는 효과적인 피드백 5단계에 대해 얘기해 봤는데요. 좋은 피드백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동료들에게 존중과 신뢰를 보여주며 더 좋은 결과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서, 이 정도의 정성은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2021년 12월 21일 오전 1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