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문의가 필요해 의사를 데려온 김사부. 그런데 심장 수술을 해야 하는 그 의사는 수술방에만 들어가면 울렁증 때문에 구토를 하며 정신을 잃는다. 쉽게 말하면 운전 공포증이 있는 운전사가 택시 회사의 직원이 된 셈이다.
의사가 많다면 굳이 수술방에 들이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가 일하는 병원은 손 하나가 급하다. 이때 김사부의 선택은? 수술 울렁증을 극복할 수 있는 ‘약 처방’을 한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너에게 시간을 더 주고 싶지만, 지금은 응급 상황이니까 내가 처방한 그 약 먹고 일단 들어와.” 결과는? 약 덕분인지,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무리한다. 그 이후의 뿌듯함과 김사부에 대한 고마움은 후배 의사의 몫.
리더는 다양한 구성원을 이끌어 성과를 내야 하는 사람이다. 결국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가며 더 나은 업무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종종 리더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구성원을 키우고 육성하는 ‘정답’이 있으리라는 것. 그렇다면 참 좋으련만, 세상에 그런 정답은 없다. 그래서 구성원 별 상황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누구는 업무 지식은 충분한데 실행력이 부족하다. 이런 직원에겐 매일매일 진척사항을 공유하게 하는 등,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을 억지로라도 만들어서 뛰게 해야 한다.
정말 열심히는 하는데 방법이 서툴러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 직원이 있다면? 업무 노하우가 많은 동료와 함께 일하게 하며 ‘일잘법’을 배우게 하는 게 필요할 수 있다.
뭐 그렇게 챙길 게 많은지, 리더 역할 하기 참 힘들다. 그런데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진 말자. 어떨 땐 리더의 지원이 그리 거창하지 않아도, 그런 지지 행동을 보여줬다는 것 하나로 구성원이 변하기도 한다.
김사부가 수술 울렁증 극복을 위해 처방한 약이 사실은 아무 효능도 없는 ‘소화제’였던 것처럼. 그래서 어쩌면 리더에게 필요한 건, 대단한 솔루션이 아니라 구성원을 돕겠다는 진심일지도 모른다. 그게 리더에게 필요한 낭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