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물원, 관람객 끊기자..."700마리 순서대로 안락사"
Naver
JTBC에서 보도한 기사다. 내용을 보면 별게 없다. 동물원이 돈이 없어 700마리를 안락사해서 다른 동물에게 먹이로 줄 것이라는 내용이다. 동물원장의 인터뷰 몇 줄이 있는 정도의 짧은 보도다. 이 기사만 보면 마치 동물원장은 사이코패스고 독일인들은 피도 눈물도 없어보인다. 문제는 이 기사의 출처가 뉴욕타임즈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이러한 케이스를 소개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전달한다. "동물원의 과감한 제안은 끔찍한 재정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현대 시대의 기억에서 볼 수 없었던 판데믹 기간 동안 명소를 지키기 위한 청사진을 세우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동물원장이 매우 이기적인 이유로 저러한 제안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돼지를 생매장 해야하는 일이 오면 잔인하는 기사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고통 받는 사람은 실제로 돼지를 키운 사람이다. 자신이 키운 돼지를 생매장 해야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도축을 위해 키운 동물이라지만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자신이 직접 키운 동물에 어떠한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다못해 도축을 위한 동물도 그런데 동물원에서 키운 동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이 없을까? 정작 저러한 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길 때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은 동물원장일 것이고 사육사들일 것이다. 저 동물원은 1년에 15만명이 방문하는 독일의 명소 중 하나다. 최소 방문객 만으로 10억원 이상의 동물원 운영비를 충당한다는 뜻이다. 15만명이 오던 곳의 방문객이 0명이 되었고 정부나 시에서도 더 이상 펀드를 줄 수 없는 상황에서 동물원을 지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물론 개인들에게 모금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것도 매우 일시적일 뿐이다. 아니면 그냥 다 안락사를 시키고 문을 닫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매우 쉽고 편리한 방법일 뿐이다. 이런걸 보면 인간들은 자신이 직접 격는 것도, 할 것도 아닌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이것도 일종의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고 한 명의 사람을 은근히 깔보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이중사고를 하는 동물이다. 완벽하게 객관적이 될 수는 없지만 조금 덜 주관적이 되는건 가능하다. 매사에 의심하고 훈련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걸 요즘 말로는 공감능력이라고 하지 않나?
2020년 4월 18일 오전 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