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다고 아는게 아닌데 그렇게 공부하는 이유》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는 인지심리학 연구 성과에 대해 소개하는 책입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지, '공부법' 또는 '교육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죠. 흥미로운 구절을 요약해서 소개합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익숙해졌다고 아는게 아니다'라는 겁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1️⃣ 반복해서 읽는 방법으로 학습을 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지지만 많은 학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반복해서 읽기'를 선택합니다. 왜 그럴까요?
2️⃣ 그렇게 하면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가르침이나 믿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인지심리학 관점에서 보자면 '착각하기에 좋다'라는 점 때문인데요.
3️⃣ 반복해서 읽게 되면 마치 문장 자체에 담긴 근본적인 생각을 완전히 소화했다는 착각에 빠지기 좋습니다. 문제는 교재나 강의 노트에 필기한 구절을 외운다는 것이 그 내용의 중요성이나 적용 방법, 다른 지식과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4️⃣ 심리학개론 수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완전히 익숙해질 때까지 노트 필기와 교재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은 학생이 D 학점을 받았죠. 출석도 100%였는데 왜 그랬을까요?
5️⃣ 다음 물음에 대해 모두 '아니요'라는 대답을 했기 때문입니다.
➊ 각 장의 마지막에 나오는 핵심 개념을 이용해서 자체적으로 시험을 보았는가?
➋ '조건 자극'과 같은 개념을 정의하고, 문단 안에서 활용할 수 있었는가?
➌ 교재와 필기를 읽으면서 핵심 내용을 질문으로 바꾸고 나중에 공부하면서 그 질문에 답하려고 해보았는가?
➍ 최소한 중심 내용을 자기만의 언어로 바꾸어 읽어본 적이 있는가
➎ 배운 내용을 사전 지식과 연관 지으려고 했는가?
➏ 교재 밖에서 사례를 찾아보았는가?
6️⃣ 인지심리학에서는 이걸 '상위 인지(metacognition)', 즉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배웠다고 하는 착각은 사실 무엇을 알고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죠. 무엇을 아는가, 무엇을 모르는가에 대한 인지는 판단을 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7️⃣ 능숙해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의 노트나 교재를 읽고 나면 배워야 할 근본적인 내용, 원칙, 함축적 의미를 파악했다거나 언제든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거짓 감각(false sense)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런 느낌은 시험을 앞두고 불안감을 줄여줍니다. 학습 효과는 낮아도 불안감을 줄이는 방법으로 학습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8️⃣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학습법은 '학습 성과'를 높이는데 가장 효과가 있는 방법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시험을 앞두고 불안감을 낮춰줄 수 있는 가장 익숙한 방법일 수 있는 셈이죠. UX 리서치를 하면서도 종종 발견하는 지점입니다. 사용자는 항상 최선의 선택만을 하는 건 아닙니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실패하지 않는 선택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