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 한국국토정보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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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이 오래된 것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올 때 롯데 같은 유통 대기업이 마트, 백화점, 아울렛 같은 주력 판매 시설을 리츠(일종의 부동산투자 펀드)에 매각하고, 다시 임차를 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모바일 상거래가 오프라인 매장을 몰아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땠을까요? 새로이 소개된 문물이 오래된 것들 사이를 뚫고 들어왔을 때 오래된 것들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몰락했을까요? 아니면 다른 시장을 찾았을까요? 사진이 처음 소개된 19세기로 가볼께요. 1827년, 프랑스의 발명가 니에프스는 무려 8시간 동안 카메라를 빛에 노출해서 최초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이후 사진술은 점점 개발되었고, 화가들은 절망하였습니다. 어떤 화가는 '오늘부터 회화는 죽은 목숨'이라고 하기도 했다죠. 당시 화단은 사람,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그리는 사실주의 화풍이 유행하고 있었는데, 사진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사실주의의 극단이었죠. 화가들의 절망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진 열풍이 불었습니다. 초상화 보다는 초상사진을 찍으려는 귀족들이 크게 늘어났지요. 하지만 회화는 죽지 않았습니다. 그림의 기능은 '재현'만 있는 게 아니죠. '표현'도 있습니다. 그 이후 화단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화가가 사물에 대해 갖게된 느낌, 인상을 표현하는 인상주의가 대두되었습니다. 사실의 재현이라는 영역을 사진에게 빼았기자, 그림은 느낌의 표현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된 것이죠. 새로운 것은 오래된 것을 긴장하게 하지요. 그러나 사진의 사례처럼, 새로운 것이 오래된 것들 사이로 치고 들어올때, 오히려 해당 산업 전체적으로 큰 혁신이 일어나, 우리 모두가 풍요로워 집니다. P.s 링크를 누르신 후, '카메라 연대기/시대의 빛이 렌즈를 통과할 때'라는 글을 읽어보세요.
2020년 5월 21일 오후 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