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의 일입니다. 당시 일하던 회사의 선배님께서,
"재호야, 세상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는 서버 개발자, 클라이언트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가 있어야 한다.
혼자서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 고를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바로 직후에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문장은 제 마음 속에 크게 자리 잡아 버렸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나 저는 지금 소개팅 앱 서비스를 혼자서 만들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 서버 개발, 디자인, 기획, 운영, 마케팅을 다 혼자서.
무려 5년이 넘게.
혼자 일을 계속 하다보니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말이 과연 진실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말 하는 사람들 중에 진짜 해보고 말하는 사람들 있긴 있나?
생각해보면 10년 전에는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별로 없던게 맞는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앱스토어가 생기고,
Github 에 좋은 오픈소스들이 너무도 많이 올라와있고,
아마존 aws 가 자리를 잡았고,
flutter 나 React Native 같은 기술이 나오고,
페이스북에 손쉽게 광고를 노출하고
구글애널리틱스로 트랙킹하고.
이런 모든 것들이 10년 전에는 없었기 때문에 혼자서 뭔가를 하기 힘들었던게 아닐까.
그간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혼자 해냈을 때 가장 실력이 많이 늘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서 일할 때 좋은 점들이 여러 개 있지만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개발 외의 다른 면으로 또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함께 일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에 갇혀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바로 요즘이야말로 혼자서 뭔가 해보기에 가장 좋은 세상 아닐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가 아니라.
"멀리 가려면 혼자서도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