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며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현상 중 하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는 지다. 2년 정도 꾸준히 현상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지금까지 내린 결론은 확실히 나이와 성장환경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내가 주목한 부분은 프로필이다. 옛날 20세기까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직접 대면하지 않는 이상 지인 이외의 외부로 드러낼 상황은 유명인이 아닌 이상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민증이나 여권 등 신분증상 증명사진 정도였다. 21세기에 들어오고 각종 SNS가 뜨고 지면서 자신을 드러내게 되는 상황이 다양해지고 많아졌다. 하다못해 영상통화나 동영상으로도 드러내는게 자연스러운 행동 중 하나가 되었다. 같은 맥락으로 영화나 드라마 등 미디어나 게임도 CG기술의 발달로 특수촬영이나 가상세계의 영역을 CG가 상당수 대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는지였다. 불과 십여년 전까지만해도 증명사진이나 결혼사진처럼 중요한 사진일수록 사진 잘 찍는다는 유명한 곳을 찾아가는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사진이 아날로그 필름에서 디지털로 이동하면서 잘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정이 점차 더 중요해졌다. 보정이 심해서 증명사진과 실물의 차이가 커서 벌어지는 일들은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많이 회자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증명사진 보정 정도는 애교에 가깝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의 멋진 모습, 예쁜 모습을 원한다. 그게 본성이다보니 당연히 자기 모습이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잘 나오길 원한다. 증명사진을 넘어서 프로필까지 관찰하다보니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대해 엿볼 수 있었고, 나이와 성장환경에 따라 차이가 컸다. 성장환경까지 들어가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니 여기서는 다루지 않고, 나이로만 단순화시켜봐도 2030과 40대 이상의 차이가 크다. 지난 몇년간 보정앱을 사용한 사진이나 영상, 2030 사이에 대유행이었던 바디프로필 사진, 자신의 모습을 소스로 생성AI를 활용한 다른 모습의 내 사진이나 영상에 대한 인식이 매우 달랐다. 40대 이상은 자신의 모습이 실물과 가까울 수록 자기 모습이라고 인식하고 거리감이 있을수록 그 모습은 자신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명확했다. 그렇다보니 프로필 사진만 봐도 실물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을 쓰거나 아예 자기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게 혹은 아예 다른 오브제를 활용해서 자신을 표현한다. 반면에 2030은 40대 이상에 비해서 변형된 자신의 모습이나 타인의 모습에 대해 매우 관대하다. 정확하게 관대하다기 보다 그 모습도 실제 모습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분명 나인데 내가 아닌 듯한 사진이나 영상, 그래픽인지 실사인지 애매모호한 사진이나 영상에 대해 별 거부감 없이 자신이나 타인으로 인지한다. 40대 이상이 보기에 심하게 보정된 프로필 사진이나 영상 속 자신을 실제 자신이라 생각하고, 일반 사진이나 바디프로필 속에서 신체비율이 이상적으로 보정되어있고 실제 몸선이나 근육선보다 선명하고 오버되어 마치 그림 그린 것처럼 표현이 되어 있어도 실제 자신이라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앞서 말했듯이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이며,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에서 보이는 가상인간 캐릭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 예로 불과 얼마전에 겪은 일로 변형된 사람 이미지를 보고 정말 실제하는 사람같지 않냐고 한 젊은 친구가 내게 물었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냥 그래픽처럼 보였다. 순간 CG의 발달과 CG를 통한 제작비 절감 이유로 점차 만화처럼 변해가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예전보다 특수촬영 기술이 떨어지고 있다고 느껴지지만 젊은이들은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SNS상 자신의 모습에 빠져사는 그 자체가 이미 각자의 메타버스 속에서 살고 있다. 아직 이 가설을 2년 넘어째 검증하고 있지만, 꽤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래서 메타버스나 가상현실까지야 먼 이야기겠지만 그게 현실을 1단계라고 할 때 미래로 넘어간 2단계 세계라 하면, 그 중간 1.5단계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자주 이야기해왔듯이 사업적으로 의미가 있는 즉 시장과 고객이 지갑을 여는 것은 어떤 산업이나 1.5단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문하고 있는 한 스타트업이 이런 2030의 인식을 생성AI의 1.5단계로 활용해서 Product-Market-Fit을 찾는 작업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꽤 성공적이지만, 가설이 검증되기 위해서는 여기 사업아이템이 대박이 나야한다. 문제를 인식하고 고민을 시작한지 3년째가 되는 올해 안에 가설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얻게 될 것 같다. 조금 더 관찰하고 실험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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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3일 오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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