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난 망한 것 같아. 이런 경력으로 어디 가겠어? - 이 나이에 이러고 있으면… 그냥 대충 살아야지 뭐 - 다들 너무 잘났는데… 난 정말 뭐하는 걸까 삶은 성장하지 않는 자에게 가차없이 쇠망치를 내려칩니다. 알을 깨지 않고 안주하는 자는, 쇠망치를 맞으며 자신이 망했다고 생각합니다. 난 포지션을 잘못 잡았고, 너무 나이가 많고, 이제 기회는 없고, 다들 너무 잘났고 뛰어나다고. 아 진짜 뭘 어떻게 해야되지?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걱정은 미뤄두고 일단 치킨을 시킵니다. 넷플릭스를 켭니다. 게임을 시작합니다. 날카로웠던 정신은 무뎌지고, 살아났던 감각이 다시 죽어가죠. 한때 레이저를 쏟아대던 눈빛, 세상을 다 가졌던 표정은 이제 거울 반대편에서 좀비처럼 나를 응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냥 대충 살아야지 뭐. 오늘은 저에게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5년전의 나, 10년전의 내가 읽었다면 큰 가치를 느꼈을 콘텐츠를 기획해서 발행한 날입니다. 제가 쓴 것은 아니지만, 커리어 여정에서 길을 잃은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는 지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문에 쓴 이야기는 다름 아닌 제 이야기이며, 이런 문제를 겪고 계신 분들 많거든요. 단지 멋진 분들이 모인 플랫폼이라서, 아름다운 모습만 담는 프로필이라서 긍정적인 이야기가 과대대표되어 있을 뿐이죠. 오늘의 이야기는 망했다는 순간에 삶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단점이야말로 최고의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만 한다면. 박사과정을 수료까지 하고 일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연구직이 아니라면 일을 얻기 힘들 수 있고, 전공한 분야도 매우 중요하겠죠. 저는 사회과학에서도 국제정치를 전공했는데, 대학원 공부를 비롯해 제가 프리랜서로 해온 모든 일들이 바로 지금을 위한 최고의 훈련 과정이었다고 느낍니다. 조교, 번역, 토론 강사, 스타트업 등 마치 신이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하나씩 재료를 던져준 것 같아요. 제가 대학원 출신이라는 것은 약점이 아니라 천재일우의 기회이며 우주제일의 자산으로 느껴집니다. 넌 콘텐츠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사람들의 지식 성장 여정을 도와라! 그게 너의 미션이다! 앞으로 할 일을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미리 주지! 고난과 역경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야! 힘든 시절에 접한 소설, 독립영화, 책, 콘텐츠, 그 때 찾아가 고견을 들었던 코치나 귀중한 인연들은 지금 모아서 연결하면 위대한 그림이 되는 점들이었죠. 스트레스로 찾았던 명상은 일상 최고의 파트너가 되었고, 조금 읽어둔 불교 책은 삶의 가이드가 되었고, 건강을 위해 했던 노력들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최고의 자산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지혜를 찾기 위해 읽었던 철학은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은 플라이휠 그 자체입니다. ’망했다‘는 순간, 삶의 쇠망치를 정면으로 때려맞고 뻗어있는 그 순간, 삶은 이미 최고의 자신이 될 점들을 뿌려두었습니다. 지금 만나고 싶은 사람, 지금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 지금 여행가고 싶은 곳 등이 모두 최고의 기회로 돌아올 겁니다. 자신을 믿어주기만 한다면요. 누구도 자신을 믿거나 관심주지 않을 때, 내면의 목소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어요. 가끔 뭔가 거창하게 제 미션에 대한 글을 쓰지만, 사실 제 미션은 아주 간단합니다. 고통에 빠져있는 5년 전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최고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 그러니 자신을 믿어주면 좋겠습니다. 망했다는 순간에는 오히려 씨익 웃으며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기회의 순간을 만끽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