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전부다> 1. 콜럼버스의 업적은 아메리카 신대륙의 발견이 아니다. 유럽과 아메리카를 두 달 만에 연결했다는 공간의 압축에 있다. 이 사건은 문화적 융합에 가속을 가져왔다. 2. "건축은 정보와 관계의 집합체예요. 과거엔 건축을 시멘트나 유리 같은 물질로 이해했어요. (하지만 저에게) 건축은 공간이고, 공간은 머릿속에서 산출된 개념이라고 보는 거죠. 3. "(그런 의미에서) 만화(콘텐츠)도 저는 스토리화된 공간이라고 이해해요. 인터넷도 공간 형태로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요. 도시 건축도 수많은 정보가 연결된 신경망 형태로 볼 수 있죠. 시청 광장만 봐도 잔디광장, 스케이트장, 시위, 축제 공간… 어떤 행위 정보를 담느냐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가지잖아요" 4. "이제까지 도시의 발전은 신경망을 늘리는 거였어요. 1세기 로마의 상수도부터, 18세기 파리의 하수도, 20세기 대도시의 지하철과 항공망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시냅스 총량이 급증하면서 메가시티가 탄생했지요" 5. "실내 생활이 길어질수록 발코니, 테라스의 가치가 소중해져요. 실내지만 바깥 공기도 쐬고 하늘과 자연도 만날 수 있죠. 국토부에서 건폐율 용적률 개정해서라도, 아파트 베란다 공간을 활성화해야 해요" 6. "온라인은 계속 진화하고 있어요. 오프라인에서 편집숍이 인기를 끌면, 온라인 쇼핑 공간에도 순식간에 같은 형태가 생기잖아요. 생명체는 진화를 겪으며 원생동물에서 무척추동물, 척추동물로 점점 더 세분화 되어왔어요. 사이버스페이스는 진화로 치면 아직 공룡도 안 나온 상태예요. 공간끼리 서로 융합하고 붙으면서 (지금보다) 더 혁신적이고 새로운 종이 계속 나올 거예요" 7. "(요즘 제가 몰두하는 것은)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 대한 고민이에요. 주요 이슈는 다양성, 소셜 믹스에요. 낯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여야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요" 8.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도 끼리끼리 모여요. 정치적 이슈가 생기면 SNS에서 좌우가 갈라져 거리를 두거나 친구를 끊죠. 점점 끼리끼리 모이면 (언젠가) 통합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치러야 해요. 재건축 아파트에 임대주택 30% 넣는 게 소셜믹스인가? 아니에요. 그보다 도서관, 수영장, 공원, 거리에 더 많은 벤치를 만들어 개방하는 게 낫습니다. 자연과 도심,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두루 섞일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해요. 성수동, 경의선 숲길 같은 곳이 많이 생겨야 경쟁력 있는 도시가 돼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도심 한가운데 택배 지하 터널 뚫고 학교엔 테라스 만들어야" 유현준

Naver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도심 한가운데 택배 지하 터널 뚫고 학교엔 테라스 만들어야" 유현준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0년 8월 2일 오전 5:3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