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2022년 9월부터 이어온 창업의 여정을 원래 목표한 기간보다 빨리 종료합니다.
간단하게 창업에 대한 회고를 해봅니다.
0. 배경 (최근 6년 간의 아쉬움)
최근 몇 년간 빈번히 창업과 이직을 하게된 것은 모두 제 결정이었습니다.
다만, 끝까지 완주하지 못한 것은 쉽게 싫증을 내고 변덕을 부렸기 때문이 아닙니다.
많은 대표님들을 만났고 그들이 풀고자하는 문제와 겪고 있는 문제를 충분히 공감을 했고 제 역량이 더해져야 할 곳에 집중하여 성과를 내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성장의 상황을 맞이하며 벌어지는 창업자와 기존 멤버들의 잘못된 정치(?)들에 치이고 아무말 없이 지켜지지않는 입에 발린 약속들, 몰입할 수 있는 업무 환경과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등을 위한 허울뿐인 장치들을 계속 마주하는 것 같습니다.
전직원이 20명 남짓되는 규모의 회사에서 성장을 위해 밤세워 일하는 직원들 앞에 두고 골프 연습하고 연봉깍아 입사시키곤 고급 아파트, 외제차 장만하고 자랑하는 대표.
남의 커리어팔아 받은 투자금으로 지인뽑아 다른 일을 벌였던 대표.
본인이 불편한 인력을 파트너라고 붙여준 대표.
함께 의논하고 결정한 모든 사안을 모르쇠하는 대표.
네, 여느 스타트업 멤버들이 떠나게 되는 사유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함께하는데 많은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하는데 공을들인 만큼 실망이 컷습니다. 제가 미뤄놓은 제 가족과의 시간이 그런 곳에 투여되는게 아깝습니다.
모든 스타트업에서 벌어지는 일반적인 상황들은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제겐 매우 높은 확률로 반복이되니 실망하지 않을 유일한 한명이 되는게 쉬워 보였습니다.
*제게만 높은 확률은 아닐지도....이분도 4차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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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전
많은 부침에 지친 상황을 계속 참아내며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새로운 과제를 찾아갈지 고민했습니다. 고민 중에 나중에 창업하면 이렇게 전개하는게 효율적이다라고 생각했던 방법과 좋은 지표를 보였던 사업이 떠올랐습니다.
모두 다 사양 산업이라고 하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는 산업, 글로벌 성장 산업, 품질은 좋지만 존폐의 기로에 놓여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고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사업.
성장 과정에 크고 작은 부침은 있겠지만 확실한 성장 사업을 기반으로 확장 하고자 했습니다.
2. 시작
그 간 함께 동고동락한 팀원들과 투자사들에 많은 두드림을 하였지만 공감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시간만 흘려보내며 하염없는 설득보다 그간의 경험으로 공략해보기로 했습니다.
노코드 툴로 시장을 테스트 해가며 그간 쌓아온 성장 단계별 이슈들을 고려해 구조를 설계를하고 무겁기만한 러닝커브들로 가득한 프레임워크는 변경하였습니다.
그와 중에 지원했던 몇 개의 프로그램에 선정되고 계약서를 눈 앞에 두었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파트너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3. 새로운 발견
프로그램에 선정되고 서명 기한은 다가오고 투자사와 잠깐씩 의견을 나누면서….
창업의 목적과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이해하지 못한 과제로 사업을 시작하고 마켓핏을 찾아헤메며 여러 피벗을 거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 것인지와 같은 개똥같은 고민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다른 분들과 나누며 알게된 플랫폼의 굴레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주변인들의 고충.
일방적인 플랫폼의 정책들에 휘둘려 성장이 정체되고 마진율은 계속 역성장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플랫폼 중심의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 설계한 빠른 배송, 최저가 혜택, 쉬운 반품 속에는 높은 반품률, 많은 폐기물, 효율 낮은 광고 입찰 경쟁, 늦은 정산, 판매량 유지를 위한 셀러들의 대출 등…..
올바른 방법으로 풀어내지 못해 쌓여만 가는 문제들, 부산물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바란다고 느껴왔던 것들은 사실 바라지 않는 많은 것들을 담보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쉬운 소비로 바름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4. 새로운 도전
이 문제를 너무 풀어내고 싶어 돈을 벌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업을 내려두었습니다.
기존의 아이템,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개선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같이 고민하니 엇갈린 시각이 상존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D2C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고민을 하고 그 다음에 소비자와 기업이 원하는 방식의 이익을 붙여보려 합니다.
가설을 세우고 굵직한 기획을 만들고 점진적으로 검증해보며 대응해야할 부분들도 정리하였습니다. 유연한 전환을 위해 개발 계획도 세우고 세부적으로 리소스 전환이 적게 모노레포방식으로 서버/프론트/앱의 개발 구조도 잡았으며 충분히 반응이 오고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 왔을 때 전환이 용이하도록 MSA나 컨테이너 기반의 배포 프로세스 전환도 고려해두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계획이고 기술일 뿐입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하고 명료한 니즈와 솔루션이 마련되야 합니다.
5. 더 필요한 고민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던 결제가능한 메타 서비스….
국내 최초로 메타서치 서비스에서 렌더링을 통해 결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기술적 확신
저와같은 확신이 이 과제에는 없습니다.
트래픽도 없고 니즈를 확인해볼 풀어낼 방향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작정 도전하지않고 충분히 시간을 갖고 고민하려 합니다.
6. 어쩌면….
제가 풀 필요가 없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많은 서비스의 기능들이 AI를 통해 전환/가공을 거쳐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젠 시장에서 검증된 SaaS 서비스들과 노코드 툴을 이용해 적은 리소스로도 훌륭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장방향에 따라 종속적인 관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루어지는 AI의 성장 방향과 속도에 따라 플랫폼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메인 플랫폼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접근 방식이 달라지는 AI 플랫폼의 성장으로 D2C가 성장하는 계기가 마련될지도 모릅니다.
7. 전환
이제 긴장된 일상을 멈추고 전환의 시간을 갖은 후 제 역량이 필요한 분들과 풀어야할 다른 문제들을 살피고 기여할 방향을 찾아 참여고픈 동료들을 모아 함께 풀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