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삶기록 (work & life) 563
새벽이 오기 전 밤은 더 깜깜합니다.
칠흑 같은 어둠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만듭니다. 어둠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둠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잠잠히 새벽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기다림 가운데 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내가 올바른 선택을 했다면, 평탄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나에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내가 가야 할 길에도 고난은 찾아올 수 있습니다. 단련되어야 할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때로는 원하지 않는 고통스러운 훈련을 견뎌야 합니다. 내가 가야 할 길이라고 확신했다면, 중간에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피하지 않고 넘어서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나의 바닥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야 그 위에 무엇을 쌓을지 알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해야 하는 것과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바닥 위에 한 칸 한 칸 계단을 쌓고 한 발 한 발 오르면 누구나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정상은 부귀영화가 아닌 진짜 내가 살아갈 이유를 만나는 장소입니다. 정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세상과 사람들입니다. 그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지 마침내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어둠을 통과하는 분들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그때까지 잠잠히 나를 탐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