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많이들 진지하게 고민하곤 하지만, 의외로 작은 칭찬이나 응원 한 마디에 기분이 하늘을 날 것처럼 두둥실 떠오를 때가 있다. 알고 보면 행복 참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다.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신발 참 이쁘네”, “네 셔츠가 참 마음에 든다” 같은 칭찬을 해주면, 처음에는 뭐지 싶지만 점점 익숙해져서 진심으로 기뻐하며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나를 발견한다.
다들 자기 살기에도 바쁘고 갈 길도 바쁠텐데, 그 짧은 틈새에 자신과 크게 상관 없는 누군가의 좋은 점을 발견해서 칭찬의 말을 전달하는 것에는 꽤 큰 성의와 관심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한편 좀처럼 타인을 칭찬해버릇하지 않는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된다. 분명 남에게 칭찬 받는 것은 좋아하면서 남을 잘 칭찬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펜실베니아대학의 에리카 부스비는 사람들이 칭찬의 긍정적인 효과를 평가절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연구팀은 사람들로 하여금 길에서 낯선 이를 칭찬하게 한 후(‘셔츠가 이쁘다’ 등), 설문을 통해 칭찬을 ‘받은’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기쁘고 즐거워졌는지, 또 얼마나 기분이 나쁘고,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졌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실제 칭찬을 받은 사람들은 칭찬을 한 사람들이 예측한 것 보다 더 기분이 많이 좋아졌고, 불쾌하거나 불편한 감정은 훨씬 적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칭찬할 때 긍정적 효과는 실제보다 적게 예측한 반면 부정적 효과는 더 크게 예측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칭찬을 할 때 별로 좋은 일은 안 생기고 괜히 역효과만 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누군가를 칭찬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이 높고 칭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낮을수록 실제로 칭찬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미팅 할 때 작은 것이라도 내가 잘 한 것을 항상 콕 집어 구체적으로 칭찬해주는 선생님이 계시다. 이 문장이 정말 좋다던가, 데이터 분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는 말씀을 해주신다.
딱히 잘 한 것이 없을 때는 이런 부분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한 흔적이 드러난다며 내 노력을 섬세하게 짚어주시고 알아주신다. (물론 잘못된 부분에 있어서도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주시고 함께 더 나은 방도를 모색해주신다).
진심으로 관심과 격려를 부어주시는데 인정과 관심을 먹고 사는 사회적 동물로서 힘이 안 나고 배길 수가 없다. 선생님과 미팅을 마치고 나면 그 어떤 어려운 일도 다 해낼 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렇게 과분한 관심과 응원을 듬뿍 받았으면서도, 타인에게 관심과 응원을 주는 데에는 여전히 미숙하기만 하다.
여기에는 위에서 본 것처럼 괜한 두려움, 내가 뭐라고 남한테 그런 응원을 하나, 나의 응원 같은 게 필요한 사람은 별로 없지 않을까 같은 낮은 자신감도 한 몫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없을 때보다 있을 때 사람들을 분명 더 이롭게 하는 것이, 바로 작은 칭찬과 응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