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닝" 화장품을 허하지 말라 - 핀란드, 수입화장품 비판] 핀란드 주요 언론사 YLE가 핀란드 내 수입화장품 중 "화이트닝" 제품이 발견되고 있다는 탐사 보도를 내었습니다. 이 동네 기준으로 이건 충격과 공포스런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화이트닝"이라 함은, '백인의 피부처럼 하얗게'라는 의미를 지닌 용어이기 때문이죠. 이 용어는 유럽에선 보수진보 피부색을 떠나 '인종차별적인 표현'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1. 학자들과 인권단체들은 "화이트닝" 화장품을 구매하는 심리 속에는 일종의 자기 검열, 자기 차별, 검은 피부를 창피하고 부끄럽게 여기는 의식이 깔려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제품을 만드는 업자와 마케터들도 '백인 같은 하얀 피부가 우월하다'라는 메시지를 반복 생산하며 소비자를 현혹한다고 경고하죠. 2. 인종차별은 여전히 우리 지구를 좀 먹고 있습니다. 피부가 검은 인형이 몇 개 출시되었어도 여전히 동화책 공주님들은 대부분 뽀얀 피부를 지녔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흑인 강경진압 사건들을 보면 인류 사회가 얼마나 '피부색'에 아직 얽매어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슬프게도 "화이트닝" 화장품들은 여전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비극적인 현실이죠. 3. 핀란드 YLE 보도에 따르면, "화이트닝" 제품을 터부시 하는 핀란드 사회에서 조차 '백인처럼 하얗게!'를 약속하는 제품들이 음지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주로 잡티제거, 피부용 영양제 등이지만 일부는 수은 등 몸에 좋지 않은 화학성분이 검출되기도 합니다. 주요 소비자 층은 검은 피부를 지닌 아프리카계, 동양계 이민자들이나 그들의 자녀라는군요. 핀란드 식약청은 이들 제품을 (단순히 인종차별적 제품이어서 뿐만 아니라) 안전상의 이유로 공식 수입을 불허하고 있지만, 기어이 화장품을 구매해야겠다는 소비자들을 다 막을 순 없습니다. 개인이 직접 해외에서 직접 구매를 해서 들여오는 경우도 있고요. 4. 핀란드는 인구의 약 7% 가 이민자인 사회입니다. 유럽에서 제법 고립된 지역이라고 하는데도 이 정도니 얼마나 유럽이 다문화 사회인지를 대충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하얀 피부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통념은 여전하다고 경고합니다. 반대로 하얗지 않은 피부는 아름답지 못하다는 전제 조건이 깔려집니다. 여기에 인종 간 소득격차, 학력격차와 맞물리면 이는 혐오가 되고 분노가 되고 갈등이 됩니다. 이 악순환 속에 "화이트닝" 제품들은 끊임없이 사회적 취약층을 현혹시켜 이득을 챙기고요. 그래서 핀란드 소비자 단체와 흑인 인권단체들은 "화이트닝" 제품들, 나아가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모든 물건들에 대해 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제도를 넘어, 시민의식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하지요. 우리들 스스로가 미의 기준을 바꾸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국주의 시대가 뿌린 피부색 차별의 고리를 끊어내어야 할 것입니다. 여담: 한국 사회도 이 변화에 얼른 동참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해외에 가장 많은 "화이트닝"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자사 화장품을 수출하겠다며 핀란드를 찾아오신 한국업체 분들이 "화이트닝"이라는 문구가 크게 박힌 제품을 유럽 바이어들 앞에 자랑스럽게 선보이는 걸 직접 본 적도 있습니다. (아이고...) 유튜브 K뷰티 리뷰 영상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 표현이 사용되고, 그 영상들이 고스란히 번역되어 전 세계 인터넷을 떠돕니다. 대놓고 '우린 백인 같인 외모가 아름답다는 고정관념을 가졌어요' '여러분도 저희와 함께 백인처럼 되어보아요'라고 광고를 하고 다니는 셈입니다. "그게 어때서요? 몰라서 실수로 그럴 수도 있죠"라고 반박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 핑계를 댈 시대는 진작에 지난 것 같습니다. 한국은 세계 경제 10위권에 드는 나라이며 K뷰티 K팝 K드라마 등등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가입니다. '백인처럼!!!'이라는 메시지를 넌지시 던지는 K뷰티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과연 미의 기준을 과연 재정립할 수 있을까요? 아마 힘들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한국 콘텐츠들도 글로벌 사회에 맞는 다문화 감수성과 상식, 그리고 무엇보다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우리 스스로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먼저 알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글로벌 수준에 맞는 품격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왕관을 쓴 자는 어깨가 무거워야 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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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1일 오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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