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M학 개론 (12) ] 대기업과 스타트업 PM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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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의 역할은 환경에 따라 다르다. 가장 큰 환경은 조직의 크기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PM의 역할은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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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사람이 적다. 조직이 작다. 그래서 조직은 수평적이다. 빠른 속도가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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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직이라 일하다 보면 빈 곳이 많다. 모든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만 한다. 모두 일당백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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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PM은 특히 팔방미인이어야 한다. 디자인과 개발 빼고 제품을 만드는 모든 일은 PM의 몫이다. QA도 하고, 앱 릴리스 노트도 쓰고, CS도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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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정말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성장할 수 있다. 손드는 사람은 언제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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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 결정은 PM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스타트업은 리소스가 적다. 동시에 시도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된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이걸 하면, 저건 못한다. 주사위를 던질 수 있는 수는 정해져 있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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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요구사항 중에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 어느 기회에 집중할 것인가? 어떤 가치를 제품에 실어 보낼 것인가? PM의 결정이 중요하다. 제한된 리소스는 늘 아쉽다. 또 항상 PM에게 결정 권한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PM은 제품을 만드는 동료들을 설득해야 한다. 움직여야 한다. 참, 하드코어 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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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PM은 늘 바쁘고 정신이 없다. 계획은 계획일 뿐이다. 일은 그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여기저기 크고 작은 불이 계속 난다. PM은 불을 끄러 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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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정신을 차려보면 지금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가 싶다. PM의 역할을 이해받기 어렵기에 너무 외로울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험들은 PM을 성장시키는 단단한 내공이 된다. 사실 이 방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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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대기업은 어떨까? 일단 사람이 많다. 사람을 구분해야 하므로 조직이 생긴다. 또 관리하기 위해 계층이 생긴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일해야 한다. 미리 일하는 방식을 약속해둬야 한다. 여러 가지 절차와 프로세스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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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리소스가 풍부하다. 이걸 하면서 동시에 저것도 할 수 있다. 실패에 대한 기회비용도 적다. 신사업 하나가 실패해도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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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PM은 특정 제품이나 기능을 맡게 된다. 맡은 역할과 책임지는 영역이 분명하다. 내 할일만 하면 된다. 분명한 오너십이 장점이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드물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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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시장이 크고 고객이 많아서 제품이 크고 다양하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려면 내가 맡은 영역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기능/제품/조직이 께 움직여줘야 한다. '디펜던시 관리'가 대기업 PM의 핵심 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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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던시 관리는 협상이다. 로컬 커머스 서비스가 글로벌 진출을 준비한다고 하자. 회원 도메인에서는 글로벌 회원을 받아줘야 한다. 결제 도메인에서는 글로벌 결제 수단을 지원해야 한다. 회원과 결제 도메인은 각자의 우선순위를 갖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 각각의 도메인에 미리 공유하고 이야기해둬야 한다. 이 과정 모두가 협상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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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던시를 잘 조정하면 거대한 공동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대기업의 스케일은 스타트업의 꿈보다 현실적이고 원대하다. 내가 큰 성과에 기여했다는 보람도 느낀다. 하지만 PM으로써 실행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고객보다 디펜던시가 더 중요해지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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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이런 모순이 많다. 사람이 많지만 실행 속도는 매우 느리다. 영역은 분명하지만 아무도 오너십이 없어 책임지지 않는다. 새로운 시도를 할 자원이 충분하지만 누구도 절박하지 않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이 성공하기 어렵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없게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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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각자의 특징이 있다. PM의 역할도 다르다. 어느 편이 더 좋고 나쁜 게 아니라 선호하는 환경의 차이다. 중요한 점은 잘못된 환상을 가지면 안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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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이미지를 가진 대기업의 직원들이 흡사 공무원과 같다며 실망할 수도 있다. 빠르게 실행하는 스타트업이 생각보다 체계가 없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시행착오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조직의 규모와 특성은 반드시 잘 알아두어야 한다. 그래야 내게 맞는 조직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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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30일 오후 11:51
좋은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외로움에 이름을 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ㅎ
균형을 유지해서 어느 한 상태가 다른 상태를 압도하지 않게 하려면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룬샷’을 도모하는 예술가와 ‘프랜차이즈’를 도모하는 병사가 똑같이 사랑받는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 나약하고 모호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아주 현실적인 얘기이자 자주 간과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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