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이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하기

현재 직장에 있어야 할지 또는 이직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신가요?


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 개인적인 일 때문에 요즘 글을 자주 못 공유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틈내서 포스팅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이직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요즘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있고 이직이 아주 흔합니다. 구글에 검색해 보면 미국의 경우 개발자의 평균 근무 기간이 16개월이라고 나오고 다른 통계 데이터에는 2년 정도로 나오네요 (관련 글은 포스팅 맨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그만큼 이직이 잦은데, 이직이 필요한지 아닌지 상황 판단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따져보는 이직 기준을 공유해 봅니다. 다만 이직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여러 사람이 어떤 기준을 따져 보고 이직하는지를 알아보고, 주기적으로 그 기준에 따라 스스로 상황을 재점검하는 건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글을 읽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도 알려주세요!


1️⃣ 성장하고 있는지


개발자에게 중요한 것은 많은 기술을 습득하거나 관련 전문 분야 기술의 전문가가 되도록 성장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근무 시간 외에 개인 시간을 따로 내서 공부하며 실력을 쌓을 수도 있어요. '계속 학습하는 마음가짐'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하루 8시간 또는 그 이상을 직장에서 보내는 만큼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첫 직장을 6개월 만에 퇴사하고 이직했습니다. 그 이유는 비슷한 코드를 복사하고 붙이며, 매일 비슷한 일을 한다고 느꼈어요. 받는 연봉에 비해 워라밸이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머물렀으면 편하게 일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경력 1년 차인데 이런 식으로 배우다간 5년, 10년 후에 남들과 차이가 심하게 벌어지고 나중에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직했습니다. 개인마다 가치관이 다르지만, 당시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을 지금은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어떤 사람에게 성장은 '승진'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일을 하고 비슷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어떤 사람은 먼저 승진하고 나에게 그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을 시 이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먼저 따져봐야 하지만, 때로는 내 잘못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직급이 높아질수록 승진할 자리가 줄어들거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회사에서 기회를 많이 줄 수 없기도 합니다. 이 경우 이직이 최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에 이직할 때 어떤 가치를 따져봐야 하는지에 관한 글을 읽어 보면 '성장'이란 키워드가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많은 사람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때 많이 이직하는 것 같아요.


2️⃣ 내 적성과 맞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지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지 자주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근무하는 직장이나 팀에서 개발자로 일하다가 적성에 안 맞아서 코딩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코딩 스킬로 할 수 있는 전문 분야가 다양하게 있습니다. 프런트엔드, 백엔드, 인공 지능, Site Reliability, 사이버 보안 등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어요. 백엔드 전문 분야만 따져봐도 아주 많이 세분화되어 있어요. 한 분야에서 일하다가 적성에 안 맞을지라도, 이직해서 다른 분야에서 일하면서 "오, 나름 적성에 맞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전문 분야에 상관없이 코딩 그 자체를 그냥 즐기는 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너무 늦기 전에 주기적으로 내 현재 분야가 나의 적성과 맞는지를 고민해 보고 이직을 통해 테스트해 보는 것이 좋아요.


3️⃣ 스스로 최신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느끼는지


저는 항상 늘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지, 그런 기회가 주어지는지를 따져 보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직장에서 실무를 통해 배우는 게 더 효과 있었던 것 같아요. 책을 읽어 보고 유튜브나 인강을 들으면서 배우기에는 한정적인 개념이 있습니다 (특히 라지 스케일, 분산 시스템과 같은 개념). 직접 설계해 보고 코드를 작성해 보면서 관련 시스템을 운영해 봤을 때만 터득할 수 있는 지식과 스킬이 있어요. 알고리즘을 처음 배울 때 개념을 먼저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문제를 연습으로 풀어 보는 것도 내 것으로 만들 때 중요하잖아요? 이직할 때 내가 혹시 미래에 사용되지 않을 기술을 배우거나, 성장하지 못하고 비슷한 상태로 머무르고 있는지 따져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최신 기술, 많은 회사가 요구하는 기술로 경력을 쌓을수록 나중에 이직이 쉬워집니다. 이직을 굳이 생각하지 않고 있지 않아도 새 직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언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처럼 정리 해고, 권고사직이 많을수록 회사들은 특정 스킬과 경력을 가진 인재를 찾고 통과 기준이 깐깐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업계에서 많이 쳐주는 기술과 경력을 갖고 있다면 확실히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경쟁력 있습니다.


4️⃣ 롤모델이 있는지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과 일할 때 그냥 그런 사람과 일하는 것보다 성장 속도가 기하학적으로 빠릅니다. 여러분이 처음 코딩 배울 때 '보고 따라 하면서' 배우는 것처럼, 영어 쉐도잉을 통해 따라 함으로써 실력이 빨리 향상되는 것처럼 기술 실력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선임을 보고 따라 배우는 게 성장 속도를 기하학적으로 늘여 줍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임이 있는 곳에서 그들을 롤모델로 삼고 배울 때 성장세가 가장 높았어요.


성장이란 게 단순히 기술 실력을 키운다는 의미도 있지만,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전반적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임을 롤모델로 삼으며 그들을 보고 배우면서 기술 실력 외에 필요한 스킬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술 실력은 굳이 롤모델이 없어도 온라인이나 유튜브를 통해 어느정도 충족시킬 수 있거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비교적으로 꽤 있어요. 하지만 소프트 스킬이나, 리더쉽 스킬 그리고 다른 생존 관련 스킬을 가진 엔지니어가 기술 실력이 뛰어난 개발자보다 찾기 힘들어요.


그리고 좋지 못한 롤모델과 일하면 나쁜 점을 배우고 그들과 비슷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알게 모르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보고 배우며 따라 하게 됩니다. 안 좋은 점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고 반성하는 사람이라면 빨리 알아차리고 안 하려고 할 수 있지만, 집단으로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고 리드해야 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안 좋은 행동도 보고 따라 해야 할 수도 있어요. 이럴 때 좋은 롤모델이 있는 팀이나 직장으로 옮기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5️⃣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있는지


최근 '번아웃'에 관한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배운 점은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와 일하는 것이 번아웃을 예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동료들과 '으쌰 으쌰'하며 함께 문제를 풀어 나간다면 일이 즐겁고 번아웃이 덜 온다는 것이죠. 번아웃으로 인해 일을 못 하게 되고 심지어 건강을 잃기도 합니다. 주니어 시절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부분이었지만, 경력을 쌓을수록 번아웃을 잘 케어하는 것도 일을 잘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관련 팟캐스트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https://freakonomics.com/podcast/are-you-suffering-from-burnout/ 


그리고 좋은 동료와 일하며 인맥을 쌓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요합니다. 그 사람도 나와 함께 성장하며 나중에 이직이나 창업하려고 할 때 나에게 귀인 되어 좋은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해외의 경우 채용할 때 과거 함께 일했던 동료에게 레퍼런스를 받아오라고 합니다.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며 좋은 관계를 쌓은 사람은 좋은 레퍼런스를 쉽게 받으며 취업할 때 도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좋은 레퍼런스를 받지 못하고, 미래에 최종 면접까지 합격했는데도 불구하고 일자리 제의를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6️⃣ 좋은 기업 문화를 가졌는지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필요한 기업 문화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워라밸이 꼭 필요한 상황이거나, 많은 기술을 짧은 기간 내에 빨리 배울 수 있어야 한다거나, 대외 활동을 서포트해 줘야 한다거나, 대학원 비용을 지원받아야 하는 상황 등등.. 또는 본인만의 확고한 가치관이 있어서 그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 문화를 가진 회사에 일하면서 괴리감에 고통받을 수도 있어요. 바로 눈앞에 있는 이익이 아니라 긴 시간을 두고 내게 필요한 기업 문화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7️⃣ 좋은 관리자와 함께 일하고 있는지


좋은 관리자는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팀 문화를 만듭니다. 이는 곧 조금 더 편리하고 좋은 근무 환경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주니어 시절 성장에 관심이 많고 그렇지 않은 관리자와 일한 적 모두 있었는데, 확실히 내게 도움 되었던 건 성장에 관심이 많은 관리자였어요. 만약 그 당시 그런 관리자와 함께 일하지 않았다면 성장할 기회를 놓치고 지금 와서 많이 후회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관리자와 함께 일하면 근무 환경의 질이 상승해요. 관리자의 행동과 리더십에 따라 팀 문화가 자주 결정되며, 좋지 못한 팀 문화에서 스트레스받으며 직장 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어요.


8️⃣ 팀 또는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이 옳은지


스타트업에서 근무했을 때 많이 따져 봤던 점이었어요. 비전이 없거나 위태로운 회사에 있으면 외노자에게 여러 가지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대기업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당연히 개개인으로서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라는 게 아니라 근무하는 회사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필요한 경우 신중하고 빠르게 이직을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생존 방식인 것 같습니다. 


9️⃣ 고용 마켓 가치만큼의 연봉을 받고 있는지


예전에 연봉 협상 포스팅에서 언급했지만, 이직을 고민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연봉입니다. 한곳에 오래 있거나 연봉 협상을 잘 하지 않아서 같은 동료보다 더 적은 연봉을 받아서 이직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실제 포브스 아티클에서 개발자가 이직을 자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실력이 되는데 그만큼의 연봉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였습니다 (아래 관련 글 참고).


🔟 한곳에 오래 머무르며 너무 안주하고 있지 않는지


한곳에 오래 머무르며 현실에 안주하면 독이 될 수 있어요. 개인적인 상황 때문에 또는 자신이 원해서 한곳에 오래 근무하는 것도 괜찮아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 발전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안주에서 머무르고 있다면 이직을 고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곳에 오래 있으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고, 성장세가 더뎌질 수 있으며 연봉 상승률이 이직하는 사람보다 적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곳에 있으면서 오히려 직장 내에서 빠른 승진이나 좋은 프로젝트를 맡아서 더 많은 성장을 이룰 수도 있어요. 객관적으로 내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목표에 도달하고 있는지 따져보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면 이직을 고려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


너무 잦은 이직은 반대로 자기 경력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코드모션 아티클에 따르면 하이어링 매니저는 이직을 자주 하는 지원자를 채용하는 것을 꺼려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잦은 이직으로 인해 오히려 기술을 깊게 배우지 못하고 얕은 경력만 쌓을 수 있어요. 그래서 너무 잦은 이직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 관련 글

  • https://invene.com/blog/limiting-developer-turnover

  • https://www.forbes.com/sites/quora/2018/02/06/why-do-software-engineers-change-jobs-so-frequently/?sh=28d0038648a7

  • https://www.codemotion.com/magazine/it-careers/change-developer-job/

  • https://levelup.gitconnected.com/how-to-know-its-time-to-move-on-to-another-job-as-a-software-engineer-b991860977f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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