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월요일, 비가 내리다가 돌풍이 불다가 하늘이 파랗다가 날씨가 오락가락 하던 날, 고객사 미팅 갔다가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를 탔습니다🚕

6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 기사님이 운전하는 택시였는데, 제 눈치를 살살 보시면서 날씨가 너무 이상하다며 대화를 시도하셨습니다😅 사무실까지는 10분 거리라서 저도 가벼운 마음으로 대화에 응했습니다.

그러자 날씨로 시작된 대화 주제는 주말에 사과를 무려 200개나 썰어서 말려서 직접 만드셨다는 사과말랭이🍎 얘기로 빠르게 넘어갔고, 콘솔에서 비닐봉투를 꺼내 사과말랭이 하나를 주시면서 먹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사과말랭이를 입에 넣고 우물우물 하고 있는데, 또 갑자기 대화 주제가 기사님 남편분이 최근 폐렴으로 사경을 해매다가 살아난 이야기로 급격하게 전환되었습니다. 방금 처음 만난 사이에 나누기엔 너무 심각한 대화 주제였죠😨

가볍게 흘려 들을 수 없는 주제라서 어쩔 수 없이 적절하게 호응을 하며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남편분이 77세라서 이제 건강이 별로라고 하시는 거에요. 저는 ‘나이 차가 많은 부부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그 순간 기사님이 본인 나이도 밝히셨습니다.

진짜로 깜짝 놀랐습니다. 75세라고 하셨거든요. 60대 초반으로 보였는데…우리 엄마보다 나이가 훨씬 더 많으시다니…😱😱😱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 가면서 ‘나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나는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요즘 때때로 문득문득 드는데요🤔

그날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기사님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뭔가 일을 계속 하니까 젊게 사는 건가?’ ‘사람들과 교류하는 직업이라서 젊게 사는 건가?’

심지어 운전 실력도 엄청 좋으셨어요. 안전하면서도 거침없이 운전하셨거든요. ‘일을 계속 하면 운동 신경도 늙지 않는 건가?’ 솔직히 저보다 반응 속도가 좋으신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는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리에 떠오를 때, ’한 50대 중-후반까지만 할 수 있어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렇게 저를 한계지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우연히 멋진 기사님을 만나면서 그 한계에서 약간은 벗어난 것 같습니다.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75살까지 에너지 넘치게 일하고 있는 “언니”를 두 눈으로 직접 봤거든요👀

추운 날씨에 제 몸은 한껏 움츠러드는 한 주였지만, 그 반대로 제 생각은 조금 더 넓어지는 한 주였습니다. 그날 가까운 거리라서 택시탈까 그냥 버스탈까 고민했는데 택시타길 잘 한 것 같습니다. 택시비 이상을 벌었네요💰

물론 그 택시비는 회사에 청구할 계획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