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같은 마인드로 내 일이다 생각하고 열정있게 일 할 직원 구합니다.” 당신이 구직자라면 구인공고 내 이와 비슷한 문구가 적힌 업체는 피하라. 당신이 고용주라면 절대 이런 문구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한다. 초점을 완전히 흐린 말이기 때문이다.


사장은 사장이고 직원은 직원이다. 직장 내 업무는 온전히 한 사람만의 일이 될 수 없다. 공로를 혼자 독차지할 수 없다면, 그 일은 어디까지나 조직의 일이다.


열정페이를 받아도 괜찮은 건 사장이다. 사장이 자기 회사 키우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건 누구에게 하소연할 거리가 못 된다. 하지만 직원은 아니다. 애초부터 직원에게 월급 이상의 열정을 기대하지 않음이 옳다.


열렬한 애정과 열중을 뜻하는 “열정”은 대표자로 등록된 사장 몫이다. 사장은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닌 동시에, 일이 잘될 경우 거의 모든 공을 치하 받는다. 뛰어난 직원의 업적은 성과급으로 보상되지만, 결국에는 그런 직원들을 뽑아서 잘 이끈 리더가 주목받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리더가 주목 받는 것이 어느 정도 타당한 것은, 비전 제시를 통한 동기부여는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전체를 컨트롤하는 건 리더의 몫이다. 사장은 뜨거운 열정으로 회사를 일구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사장에겐 회사가 인생의 큰 부분일지 몰라도 직원에겐 아닐 수 있다. 직장은 그저 생계유지 수단 정도로만 기능하고 다른 개인 영역에 열정을 쏟기도 한다. 퇴근 후의 삶을 위해 출근하는 게 잘못된 태도는 아니다. 사장이 열정적이라고 해서, 직원 삶의 중심마저 회사가 되도록 강요할 자격은 없다.


오히려 직원에게 필요한 건 “열성”에 더 가깝다. 계약된 근무시간 안에서 업무에 열렬히 정성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직원은 사장의 일을 나누어 돕기 위해 고용된 인력이다. 직원은 맡은 일을 성의 있게 소화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모든 직원이 임원이 될 수 없기에, 소수 직원의 야망 어린 열정을 보편화해서는 안 된다.


현명한 사장은 직원 맞춤형 동기부여를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사장의 비전이 직원에게 그대로 통용되기 어렵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임금 인상이고, 사정상 어렵다면 복지나 근무 시간에 관련해서라도 대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일류 글로벌 기업’ 같은 건 사장만의 목표다.


월급 꼬박꼬박 나가는 직원들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직원 입장에서 회사 밖까지 아우르는 그들의 생활 전반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잦은 야근문화가 도리어 업무 효율을 낮추는 이유는, 사람은 지치면 성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가정사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대다수의 직원은 가족을 위해 직장에 다닌다.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일에 집중을 못한다. 회사 밖에 커다란 고민거리가 있는 상태로는 자기 일에 성의를 다 하기가 어렵다.


물론 소위 ‘월급 루팡’이라 불리우는 시간 때우기를 매일 같이 일삼는 직원까지 안고 가는 아량을 베풀라는 건 아니다. 다만 직원 실정에 맞는 대우를 제공하고 있는지, 동기부여와 비전 제시가 너무 사장 중심적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은지 등을 먼저 체크해 볼 필요는 있다.


채용 과정에 신중을 기해 상식적 사고방식을 지닌 직원을 고용했다면, 그런 직원들은 적어도 받는 돈에 대한 책임감은 있다. 이미 책임감을 보이는 직원들을 압박하고 근무환경을 치열하게 만든다고 해서 업무 능률이 급격하게 오르진 않는다.


오히려 능률은 보상과 연관된다. 직장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성과에 기여하는 직원이라면, 그들의 생활은 윤택해져야 함이 옳다. 직원은 왜 직장에 다니는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함 아닌가?


사장이 직원에게 제시해야 할 비전은 ‘직원들의 삶의 질’ 부분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직원은 스스로 회사에 열정을 가진다. 사장에겐 회사가 생활의 전부일 수 있어도, 직원들은 회사 밖 생활을 위해 회사를 다닌다. 직원의 열정은 사장의 열정과 다르다. 이걸 인정해야 직원 능력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

사장과 직원의 열정은 다르다

ㅍㅍㅅㅅ

사장과 직원의 열정은 다르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3년 11월 18일 오전 11:0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