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를 위한 책 - vol.25 ] ⟪문학이라는 위로⟫

📌 이럴 때 추천해요 : "한 번쯤 고전문학에 도전해 보고 싶지만 쉽사리 용기가 나지 않을 때"


01 . 책을 꽤나 좋아한다는 분들 중에도 문학을 가까이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시대적인 거리감이 느껴지는 고전이라면 더더욱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죠. 제목이야 익히 들어봤지만 '아.. 그런 책이 있었더랬지..'라며 서로의 안부 정도만 묻는 수준에서 걸음을 멈추는 경우가 수두룩하니까요.


02 . 물론 뭐 꼭 고전을 읽어야 교양이 쌓인다거나 시대의 통찰력을 가진다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도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이지만 솔직히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는 고전들을 읽어보면 세 권 중 한 권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아무리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도 그때도 이렇게 썼으면 욕먹었을 거 같은데...'하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내 맘에 안 들면 고전의 고전이라 해도 무슨 소용 있겠냐는 말이죠.


03 .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다시 고전에 도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적게는 몇십 년, 많게는 수백 년을 관통하는 그 공감대와 철학, 표현과 마주하는 기쁨을 느끼고 싶어서 일 겁니다. 이런 책이 나오던 시절은 스마트폰은커녕 자동차도 발명되기 전일 텐데 그때도 이런 말들로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냈구나 싶을 때면 오직 머리와 손과 펜과 엉덩이만으로 만들어내는 인간의 창작물이 다시 한번 경이롭게 느껴지죠. 저는 그 느낌이 무척 좋습니다.


04 . 소설가 은현희 님이 쓴 ⟪문학이라는 위로⟫는 과하지 않은 고전 안내서입니다. 소설가가 썼다고 해서 지나치게 문학을 떠받드는 행태도 취하지 않고, 반대로 너무 뻔한 책 안내서 같은 기대 이하의 감상도 발견되지 않거든요.

대신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 접점의 순간들이 어떻게 고전과 연결되는지를 알려주는 친절한 문학 도슨트이자 고전의 힘을 간증해 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입니다. 네 맞습니다. 좋은 책이라는 얘기죠. (물론 개인적인 감상이 섞여있지만요.)


05 . 이 책을 읽다 문득 든 생각은 '왜 어릴 땐 그렇게 고전 읽기가 싫었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나름의 기억을 더듬다 보니 주위에 누군가는 꼭 저에게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고전을 소개했던 것 같더라고요. 어쩌면 단순한 그 이유 하나가 반감이었을지 모르겠다 싶습니다. 재미없어 보이는 제목은 물론이고 뚜껑으로 얹으면 컵라면이 먼저 무너질 것 같은 두께감도 한몫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강압에 의한 접근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06 . 대신 ⟪문학이라는 위로⟫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말들부터 던집니다. 그러니 은현희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고전 문학의 언저리까지 와있는 거죠. 뭐랄까요.. 마치 맛있는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근데 그거 야채로 만든 비건 패티다?'라고 말해주는 느낌이랄까요. 일말의 거부감과 편견 없이 그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아주 자연스러운 안내를 받은 셈인 거죠.


07 . 그러니 '새해부터 고전 문학 좀 읽어봐야겠다' 싶으신 분들은 우선 이 책을 먼저 읽어보셔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새로운 뭔가를 시작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 중 하나는 나에게 그 대상을 잘 이해시키고 설명해 줄 친구를 따라가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서 조금은 쉽고 편하게 문학을 만나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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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1일 오후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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