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난 부하를 잘 알아"...그건 무능한 리더의 착각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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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는 ’침묵의 리더십‘을 발휘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귀찮아서다. 하나하나 알려주기보다 속 편하게 본인이 처리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니까. 이는 리더의 직무유기다.
중수는 피드백을 한다. 그것도 아주 솔직하게, 버럭 화를 낸다. 이런 피드백을 들은 팀원의 행동이 바뀔까? 미안한 얘기지만, 안 바뀐다. 오히려 리더에 대한 신뢰도만 떨어질 뿐이다. 어떤 리더는 ’신뢰는 필요 없다, 성과만 좋으면 된다‘고 말한다. 이 역시 그렇지 않았다. 평소 화를 자주 내는 리더는 그렇지 않은 리더에 비해 성과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럼 답은 명확하다. 화내지 않고 솔직하게 피드백 하는 게 고수의 리더십이다. 3가지만 기억하자.
1️⃣‘KSA’에 따라 피드백하기다. 업무 성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경영학에서 이야기하는 역량의 3요소, 즉 지식•스킬•태도(Knowledge•Skill•Attitude)의 문제다. 이 관점에서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무능한 리더일수록 원인에는 관심 없다. 그냥 결과만 갖고 팀원을 질책한다.
개발팀의 저성과 직원에 대한 무능한 관리자의 피드백은 이렇다. “올해도 목표 개발 실적의 70%밖에 달성 못 했네. 당신 이러면 위험해. 알지? 최하위 고과를 3년 연속으로 받으면 권고 사직 대상이야.” 이건 ‘피드백’이 아니라 그냥 ‘협박’이다.
유능한 상사는 직원이 성과를 못 내는 원인에 집중한다. “이번에 개발한 시제품의 불량 원인을 살펴보니, 재료의 특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아. 이번에 사용한 재료에 대한 연구를 좀 더 해봐.”(지식)
“시제품에 불량이 생겼을 경우 빨리 원인을 찾을 수 있도록 데이터 분석 연습을 해봐.”(스킬) "현장 라인의 협조가 있어야 개발도 쉬워져. 현장 직원들이 협조 안 한다고 불평하지만 말고, 매일 현장을 방문해서 설득해보면 좋겠어.“(태도)
어떤가? ”앞으론 잘해봐!“라는 말보다는 직원의 행동이 개선될 여지가 훨씬 많지 않을까?
2️⃣두 번째 피드백 방법은 ‘ERRC’이다. 일은 열심히 하는데 이상하게 성과가 안 나는 직원들이 있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일 하는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피드백 방법이 ‘ERRC’이다.
팀원의 업무를 제거(Eliminate)할 것, 감소(Reduce)시킬 것, 증가(Raise)시킬 것, 창조(Create)할 것 등으로 잘게 쪼개는 것이다.
먼저 ‘E’,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일은 없는지 찾아 봐야 한다. 인터넷 서핑 같은 게 대표적이다. 다음 ‘R’,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알려줘라. 기존 고객 관리가 중요한데 계속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해 외근을 한다면, 외근 횟수를 줄여줄 필요가 있다.
그 다음 ‘R’, 목표 달성을 위해 지금도 하고 있지만 비중을 더 늘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라.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학습 등이 될 수 있다. 마지막 ‘C’, 아직 하고 있진 않지만, 더 나은 성과 달성을 위해 새로 추진해야 할 업무이다.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뉴스레터 제작’ 같은 신규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이런 4가지 요소를 찾아 피드백할 때, 그냥 열심히만 하던 직원이 성과까지 올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 말하면 어떤 리더는 이렇게 질문한다. “팀원이 성과를 못 내는 이유를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3️⃣그래서 중요한 세 번째 원칙이 평상시에 직원을 ‘관찰’하는 것이다. 많은 리더들이 직원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리더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고 잘 알고 있다’고 답하는 직원은 많지 않다. ‘잘 알고 있다’는 건 리더의 착각일 때가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모든 성과 관리의 시작은 ‘관찰’이다. 직원을 관찰할 때는 우선 나의 편견과 선입견을 모두 내려놓고, 직원의 행동 그 자체만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기록에 남겨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면담을 하거나 평가를 할 때 '근거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일 하기도 바쁜데 언제 관찰하고 언제 기록하냐고? 그게 리더의 역할이자 의무이다. 리더의 역할은 뭘까? 경영학자 게리 하멜은 “리더는 단지 프로젝트에 자원을 할당하는 것이 아닌, 자원의 지렛대 효과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직원을 육성해서 성과를 낼 만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유능한 리더의 역할이란 뜻이다. 이를 위해선 관찰을 통해 개선점을 찾고, 역량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피드백을 해야 한다. 그럴 때 돈 들이지 않고도 인력을 2배로 늘리는 ‘지렛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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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2일 오전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