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의 기술 - 어떻게 하면 회사를 잘 그만둘 수 있을까?

29년 일하면서 풀타임 기준으로 13개의 회사를 다니며 (사실 컨설팅그만두면서 업무전수한 것까지 치면 훨씬 많다) 배운 퇴사의 기술을 정리해보자.


일단 후임 양성에 항상 신경쓰는 것이 좋다.


1. 그만두기로 결정했다면 (즉 무슨 카운터 오퍼를 지금 회사에서 주더라도 그만둘 생각이라면) 먼저 매니저와 이야기를 시작해서 마지막 날 정하고 팀을 누가 대신 매니지할 것인지 이야기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한 2주가 딱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당장 일을 대신할 사람을 찾기 힘든 곳이라면 시간을 더 여유있게 잡는다.

2. 어떤 메세지를 퇴사 이유로 보낼 것인지 매니저와 이야기한다. 최대한 솔직하되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매니저가 아는 것이 여러모로 좋고 그 메세지에 충실하게 모두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즉 사람에 따라 말을 바꾸지 않는다. 되도록이면 감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다. 감정적인 메시지 밖에 생각이 안 난다면 상처가 있다는 이유니 상처를 분명히 인지하고 치유하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3. 팀에 먼저 퇴사를 발표하고 이 때 누가 후임 매니저가 되는지, 없다면 임시 매니저는 누구인지 이야기한다. 바로 팀원들과 일대일 미팅을 통해 걱정되는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들어본다. 그리고 회사 전체로 발표하고 팀원들의 걱정 포인트는 내 매니저와 내 후임(정해져있다면)에게 전달한다.

4. 이 순간부터는 지금까지 하던 일들을 정리하고 knowledge transfer 세션을 하는 것에 집중한다. 보통 스프레드시트를 하나 만들어서 타입에 따라 무엇을 마무리하고 기록해야하는지 정리하면서 내 매니저와 팀원들과 공유한다. 아직 문서화가 안된 것이 있다면 문서화도 병행한다.

5. knowledge transfer에 관해서는 토픽별로 관련자들을 모아서 세션으로 진행하고 비디오 레코딩을 통해서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6. 사실 완벽한 knowledge transfer는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최대한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 중요하다. 후임양성에 힘썼다면 그리고 불필요한 일 쳐내는 것에 평소 집중했다면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7. 최종 마무리는 팀원들과 내 매니저와 일대일을 하면서 감사표시하고 마지막으로 커리어에 관해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가 있으면 그걸 한번 더 이야기한다 (보통 글로 써준다). 개인 연락처를 다시 한번 알려주고 정말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연락달라고 이야기해준다.


한 회사를 놓고 봤을 때 입사하는 날이 어떻게 보면 가장 익사이팅한 날이라면 퇴사하는 날은 나름대로 한 챕터를 정리하는 입사일 다음으로 익사이팅한 날이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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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7일 오전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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