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 reunification: How two countries (sort of) became one | UNPAC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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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 30주년 - 성과와 남은 숙제는?] 한국이 고조선의 건국을 기념하는 10월 3일. 같은 날 독일은 통일을 기념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독일 통일이 30주년을 맞이한 해 입니다. 그래서 최근 독일 언론에서는 자국의 통일 과정을 되돌아보는 뉴스와 다큐가 많이 보입니다. 최근 몇 년 간 독일 내 정치 극단화가 나타나는 근본 원인으로 (흡수 통일로 인한) 동독의 지나치게 빠른 자본화를 꼽는 기사들도 보이는군요. 한국 생각도 많이 들게 하는 뉴스라 가져와 봤습니다. 1. 베를린 장벽은 1989년, '앗' 하는 사이에 뚝딱 무너져 내렸습니다. 워낙 갑작스럽게 일어난 현상이라, 장벽을 무너트리면서도 독일 내부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통일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헛소문인 줄 알았다. 그러다 TV를 켜니 진짜로 베를린 장벽 위에서 사람들이 부둥켜안고 있더라"라고, 독일인 노부부가 얼마 전 저에게 해주신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당시 상황이 얼마나 갑작스러웠는지 상상이 안 가네요. 2. 장벽이 무너진 직후 서독과 동독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1여 년 간의 논의 끝에, 독일은 서독이 동독을 흡수하는 '흡수통일' 방식을 채택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1990년 10월 3일, 독일 국회가 정식으로 통일독일을 선언했죠. 그로부터 30여 년이 흘렀습니다. 지금 독일의 20대들은 통일 독일 하에서 나고 자란 첫 세대라고 합니다. 3. 흡수통일로 인해 동독은 급격히 자본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80년대 후반 소련은 붕괴하고 있었고, 공산주의는 희망이 없어 보였으며, 그 대신 자본주의를 채택한 연합국가들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하고 있었죠. 문제는 세월이 흐른 지금, 자본주의도 만사 능통은 아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동독에서 물건을 만들던 회사들은 밀려오는 미국산, 서독산 물건에 자리를 내어주어야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동독 공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옛 동독지역 사람들은 난생처음 '취업경쟁' '실업'이라는 혹독한 현실을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좀 괜찮아지나 싶었더니 글로벌 경제위기가 몰려왔고 유로존 위기가 이어졌습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옛 서독과 옛 동독의 경제적 격차는 (많이 줄어들었다지만) 여전히 유효합니다. 4. 동독 사람들은 1989년, "우리도 사람이다!"를 외치며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베를린 장벽을 무너트렸죠. 그리고 30여 년이 흐른 지금, 마찬가지로 "우리도 사람이다!"라고 다시금 외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옆에는 외국인 반대, 독일 군국주의 찬성 등 극단주의와 네오나치 슬로건이 함께하고 있죠. 3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뒤처진 경제, 이로 인한 상대적인 박탈감, 거기에 오히려 퇴보한 삶의 만족도...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옛 동독 지역의 현 독일 시스템에 불만 지수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정치 극단화를 불러오고 있죠. 5. 그래서 독일의 '통일 30주년' 영상과 뉴스들은 다소 조심스러운 시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과연 흡수통일이 옳았던 것일까, 자본주의가 능사였던 것일까, 동독 사람들의 "우리도 사람이다!"라는 메시지 속에 담긴 고민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아야 하지 않았을까... 등 자기 성찰을 하는 기사들도 많이 보입니다. 대한민국도 앞으로 이러한 고민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통일을 원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기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바라는 통일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좀 더 주의 깊게 그들의 목소리도 들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2020년 10월 5일 오전 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