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내 보스(boss)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에게 위기는 상수(常數)다’. 글로벌 기업에 위기는 어디서든 터진다. 레바논 내전부터 각종 자연 재해 등 뒤돌아보면 돌발 변수는 계속 발생해 왔다. 그러나 어떤 위기 속에서도 사람들은 경제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하고, 망가진 것을 복구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우리도 배송을 멈출 수 없었다.”
“민간 항공기의 발이 묶여 버린 것이 가장 곤란했다. DHL 화물의 약 15%가 민간 항공기의 화물칸 등 여유 공간에 의존한다. 약 70국의 배송은 민간 항공기에 의존한다. 외딴 곳일수록 민항기 의존도가 크다. 예컨대 (코로나 전에도) 미얀마에 배송할 땐 민간기 화물칸의 여유분이 많지 않아 여객기의 객석 빈 곳에 택배를 얹은 후 안전벨트를 채우기도 한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존 항공 물류망이 헝클어지는 바람에 배송하기 어려워진 곳이 많아졌다. 결국 자체적으로 화물기를 더 사들이는 등 대대적인 네트워크 재편이 필요했다.”
3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65% 상승. 코로나19 대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는 배송 세계 1위 'DHL' 이야기. 지난 10년간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물류 기술을 개선해왔고, 코로나 펜데믹 이후에는 민간 항송기에 의존해온 70국 배송을 위해 화물기를 사들여 네트워크를 재편. 파셀콥터(택배와 헬리콥터의 합성어)라고 이름붙인 드론을 개발해 알프스 등 오지에서 시범운영하는 등 로봇과 AI를 물류에 접목하는중.
최근 미중 갈등 등 반세계화 흐름으로 인해 물류 업계에 비관적인 전반이 쏟아지지만 이미 너무나도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글로벌 물류와 유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화는 결코 멈추지 않고 진행될거라 생각한다고. DHL 존 피어슨 CEO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