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덜 미워하는 방법: 양면성과 마주 보기
브라보마이라이프
상황에 따라 한바탕 역할극을 해내야 하는 우리에게 ‘페르소나’(Persona,가면)은 어쩌면 반드시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역할에 맞는 가면을 쓰는 것은 가정, 학교, 직장 등 크고 작은 집단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좋은 점을 드러내고 나쁜 점을 감추려는 지극히 당연하고 본능적인 행위입니다.
글쓰기는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일은 강의입니다. 필자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글쓰기입니다. 강의는 두 번째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이 무슨 장난이며 조화란 말입니까.
저만 이러는 걸까요? 똑같은 일이 어떨 땐 행복하고, 어떨 땐 너무 고통스러워 도망치고 싶고 그만두고 싶으니 말입니다. 어느 뮤지션은 ‘음악은 행복이자 깊은 고통’이라고 노래했습니다. 행복과 고통은 둘이 아닌 하나라서 앞뒤로 딱 붙어 있나 봅니다. 여러분도 희비쌍곡선을 그리며 하루하루 지내시나요?
우리 내면에 억눌렀던 추악함과 잔인함을 가감 없이 표출했을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학식과 덕망이 높아 존경받던 지킬 박사는 쾌락을 탐하는 욕망을 억누르며 두 개의 본성 사이에서 고민하다 선과 악을 분리해내는 약물을 만듭니다.
지킬 박사로서 품위에 흠집을 내지 않고도 하이드로 변신해 깊숙이 눌러놨던 쾌락을 만끽합니다. 하지만 약을 마시지 않아도 지킬 박사가 계속 하이드로 변신하면서 본성의 균형이 깨지고 내면이 악으로 차올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청산가리를 먹고 자살하고 맙니다.
500원짜리 동전을 볼까요? 어느 쪽이 앞면인가요? 필자도 갑자기 헷갈리네요. 하여튼 한쪽에 학이 그려져 있고 다른 면에 숫자 500이 새겨져 있습니다. 어느 날 돼지저금통에서 동전을 꺼내 은행에 입금하려는데 동전 하나가 앞면도 학이고 뒷면도 학이지 뭡니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 동전과 지폐는 돈 구실을 할까요? 500원이라는 돈값을 치를 수 있을까요? 앞뒤가 같은 그 동전은 물건을 살 수 있는 교환이라는 값어치를 전혀 할 수 없게 됩니다.
손바닥이 있고 손등이 있는데 우리는 이 두 면을 합쳐서 ‘손’이라 부릅니다. 손바닥만 있거나 손등만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본래 하나인데 경우에 따라 둘로 구분해 부를 뿐입니다. 삶, 사건, 사람도 흡사합니다. 양면이 있어야 제값, 제 역할을 합니다.
음이 있으면 양이 있고, 햇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습니다. 건전지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습니다. 두 극성이 모두 있어야 전기 에너지가 생깁니다.
감정에도 애증(愛憎)이 함께합니다. 마치 동전 양면처럼 하나로 맞붙어 있습니다. 햇빛은 좋기만 하고, 어둠은 나쁘기만 한 것일까요? 양(陽)은 선(善)이고, 음(陰)은 악(惡)일까요?
어떤 사람을 평가하면서 “그 사람은 참 표리부동(表裏不同)해. 겉은 번지르르한데 속은 아주 형편없어.” 이렇게 말할 때가 있습니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속마음을 겉으로 곧장 드러내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이고 올바른 것일까요?
평소에 시기하고 미워하던 사람을 만났는데 그 앞에서 대놓고 “나는 당신의 이러저러한 면이 정말 밥맛없고 가증스럽기 짝이 없어요. 어쩌면 그렇게 재수가 없는지, 당신이 잘 안 됐으면 정말 쌤통이겠네요.”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맞을까 생각해봅시다.
싫어하는 내색은 감춘 채 “저번에 만든 그 상품은 정말 근사하던데요. 아이디어가 탁월하십니다. 저는 그쪽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어요. 하하하!” 이런다고 나쁜 사람일까요? 오히려 겉과 속이 똑같은 사람이 더 위험하고 무례한 것은 아닐까요?
우유부단(優柔不斷)과 심사숙고(深思熟考)는 똑같은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입니다. 같은 사람을 놓고 누구는 “참 깊이 있고 침착한 사람이야”라고 말하지만, 다른 누구는 “어째 사람이 판단을 못 해”라고 하니까요. 한 사람, 한 사건을 놓고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상반된 입장에 놓입니다.
말수가 적고 신중을 기하는 면이 좋아서, 또 남들 앞에서 나대지 않고 잘난 척하지 않는 게 좋아서 그 남자랑 결혼했다는 301호 김 여사. 결혼 30년 차가 되도록 살다 보니 심사숙고하는 모습이 징글징글 싫어졌다고 합니다.
우유부단하고 임기응변도 제대로 못하는, 융통성이라고는 1도 없는 꽉 막힌 남자라는 겁니다. 처세도 젬병인데다 상황 판단 능력도 느려터진 한참 못난 남자로 보인다나요. 선택이나 결단을 미루는 것도 그렇고요. 내가 좋아서 선택했던 성격이나 특징, 외양이 싫어지곤 합니다.
챗GPT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AI 가라사대…“양면성, 그것은 인간의 복잡성과 그들이 일차원적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특성과 부정적인 특성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다면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러한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것은 개인이 더 자각하고, 타인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개발하고, 더 균형 있고 조화로운 삶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각기 존경스럽고, 각기 추악하다.” 이 양면을 어떻게 다스리고 잘 조절할지는 우리의 숙제입니다. 내게 허물이 있더라도 그 허물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 옛말에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고 했듯이요.
동전이나 건전지가 음양이 있고 앞뒤가 공존해야 가치가 있고 제 역할을 하는 것처럼, 사물도 사람도 그렇습니다. 숙명처럼 붙어 있을 수밖에 없다면 나만의 방식으로 균형과 조화를 찾아야겠습니다.
잘하려고, 인정과 칭찬만 받으려고 안달복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언행일치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강박에 너무 주눅 들거나 위축되지 않아야겠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릴 때도 많습니다. 대신에 자신을 덜 미워하며 살아보면 좋겠습니다. 내 안의 허물, 추악함, 부끄러움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요.
장점만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단점만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장단이 고루 있는 게 사람입니다. 그 장단을 조율하며 오늘은 굿거리로 신명 나게, 내일은 세마치로 사뿐사뿐 가볍게, 모레는 진양조로 느릿느릿 장단 맞추며 살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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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6일 오후 2:03
토
... 더 보기미들캡 딜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준오헤어의 초기 매각가는 5000억원대로 거론됐다가 현재 8000억원대로 치솟았다. 블랙스톤 KKR 칼라일 등 글로벌 대형 PEF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몸값이 올랐다는 게 업계의 후문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PEF들이 과거에는 조 단위 이상 대형 딜에만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투자집행이 중요한 만큼 1조원 안팎의 거래라도 성장성이나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들여다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더 보기1. 당신 자신을 믿어라. 결코 모방하지 마라. 매 순간 자기 재주를 내보여라. 평생에 걸쳐 쌓아온 누적된 힘을 보여줘라.
내가 진심으로 창업가이자 사업가로 리스펙트하고 사업피봇팅시 직접 엔젤투자를 한 홀릭스 박태영 대표가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IT동아와 함께 ‘2025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에서 우리 회사가 사업 분석 컨설팅을 맡았던 포플러플래닛의 전문가 컨설팅을 맡아 진행했다. 포플러플래닛 대표님께 많은 도움이 되었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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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보기“왜 나는 욱하고 말았을까?” “왜 나는 그렇게 화를 분출했을까?” 회의 중, 메신저에서,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리더의 감정 폭발은 일순간에 리더십 전체를 흔들어놓는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고 긴장이 풀리면 리더는 ‘지적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자신의 감정적 태도를 후회하고 자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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