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콘텐츠 서비스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1-1. 먼저 서비스 사업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넷플릭스 등의 운영 방식이다. 음악 서비스, 도서 서비스 등이 해당된다. 1-2. 다음으로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기반의 서비스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브런치, 블로그 등이다. 2. 양쪽의 장단점이 있지만, 대체로 UGC를 기반으로 할 때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필요한 건 쉬운 기능과 후킹 포인트.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규모가 순환하면서 성장하다가 어느 지점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다만 UGC는 오직 UGC에만 집중해야 성장한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기존 서비스 모델의 일부로 존재하면 서로가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 3. 이 기준으로 보면 영상은 넷플릭스형 모델 vs 유튜브형 모델로, 텍스트는 아마존형 모델 vs 블로그형 모델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그런데 음악은? 사운드클라우드형 모델 vs 스포티파이형 모델? 일단 음악 서비스에 있어서 UGC는 무엇일까. 4. 음악 UGC의 대표적인 사례는 '플레이리스트'다. (그리고 '리믹스'가 있겠지만, 플레이리스트 자체를 콘텐츠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가 쉽게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고, 이 리스트가 서비스 내에서 일정한 지분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서비스의 UGC 생태계가 조성될 여건이 된다고 본다. 5. 하지만 대부분의 음악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플레이리스트'는 이런 생태계까지 만들지 못했다. 멜론 디제이와 벅스 디제이의 플레이리스트가 인기였으나 지금은 유튜브로 넘어간 것 같다. 아무튼 플레이리스트가 음악의 중요한 UGC라고 할 때 떠오르는 게, 7~80년대 디제이 컬쳐다. 6. 적극적인 소비 행태의 하나로 음악을 듣는 것 이상으로 음악을 재유통, 재구성, 재생산하는 문화다. 여기서 핵심은 테크놀로지와 아카이브. 실제 음악/음반이 많아지고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생긴 문화. 디제잉은 악기 연주나 화성학이 없어도 음악을 '생산'할 수 있는 문화다. 이런 배경에서 전자음악, 힙합과 같은 새로운 음악과 하위문화가 탄생했다. 7. 이 점에서 요즘 다시 디제잉과 UGC를 연결해서 이해하게 된다. 디제잉이 '음악의 민주화'라고도 평가받은 것처럼, 새삼 집중형 vs 분산형, 탑다운 vs 보텀업 모델의 비교로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하나의 큰 흐름, 단지 산업적인 면 뿐 아니라 사회적인 변화와도 같은 맥락에 있을 수 있고. 요컨대 사회적으로 의사결정 구조가 바뀌는 맥락에서 콘텐츠의 생산-유통-소비 과정 역시 전반적으로 변화를 맞이하는 것. 물론 둘 중에 하나만 살아 남는다는 것보다는 그 둘이 공존하고 경쟁하고 상생하는 그림이겠지만. 8. 결국 음악 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 서비스에서 UGC를 어떻게 활성화하는가, 또한 그걸 넘어서 어떻게 가치사슬로 연결할 수 있을까. 콘텐츠를 생산, 재구성하는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비용을 들여서 어떤 가치를 만들고 분배받을 수 있을까, 라는 문제. 결국 이런 고민을 지금 누가 더 많이 하느냐의 문제이자 새삼 플랫폼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이슈.

Woojin 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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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3일 오전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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