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취업, 냉정하고 현실적인 이야기
Brunch Story
요즘 UX/UI 부트캠프에서 멘토로 활동하면서, 이제 막 디자인을 시작하거나 직무 전환을 꿈꾸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취업이다.
디자이너로 신입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받는다.
신입 디자이너들에게 요구되는 조건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은 나 역시 체감하고 있다.
UX/UI에 대한 높은 이해도, 데이터 사고방식, 협업 능력, 비주얼 역량까지 요구되는 현실은 가혹하다. 내가 도전했던 신입시절에는 간단한 UX이론을 포함하고 UI/GUI, 타이포그래피, 편집 디자인과 같은 디자인 기본기 위주로 평가했던 것 같다.
이런 요구가 신입들에게 과도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채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경험과 역량이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모순 속에서 나는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인 피드백을 주는 편이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과 답변
1. UX/UI 디자이너와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차이
많은 사람들이 UX/UI 디자이너와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차이에 대해 혼동하곤 한다. 특히 디자인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분들에게는 익숙한 예시를 통해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UX/UI 디자이너
마치 마트의 고객 경험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마트에 가면 입구에 장바구니가 있고, 계산대와 각 카테고리별로 정리된 진열대들이 있다. UX/UI 디자이너의 역할은 고객들이 마트를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프로덕트 디자이너
반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더 넓은 범위를 책임진다. 단순히 마트를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우리 마트의 고객층을 파악하고, 구매 행동을 유도할 전략을 고민한다. 특정 상품을 어떤 위치에 배치하면 구매 전환율이 높아질지, 고객이 오래 머물며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려면 어떤 경험을 설계해야 할지를 연구한다.
결국 UX/UI 디자이너는 사용자 중심의 경험 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용자와 비즈니스 목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행동 경제학, 인지 심리학등 인간을 이해한 가운데 사용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게 얼마나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는가가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2. 프로젝트 몇 개를 구성해야 하고, 분량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포트폴리오의 양은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않는다. 양보다 질이라는 말에 정답이 있다.
단 한 개의 프로젝트만 있더라도 그 퀄리티가 높다면, 10개의 애매한 프로젝트보다 훨씬 낫다.
중요한 것은 각 프로젝트가 얼마나 철저히 기획되었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으며, 얼마나 완성도 있게 표현되었는지다.
3. 학원이나 부트캠프에서 만든 개인 프로젝트도 포함해도 될까요?
내 대답은 포함해도 된다이다. 그러나 요즘 부트캠프 과정이 많이 지면서 비슷한 결과물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히 부트캠프에서 완성한 프로젝트를 나열하는 것은 경쟁력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프로젝트를 보완해야 한다.
•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가?
• 프로젝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 결과물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했는가?
도전하고 싶은 회사가 있다면, 해당 회사의 앱/웹 서비스를 분석하여 문제 정의, 해결안까지 도출한 과정을 포트폴리오에 담아보자.
개인 프로젝트일지라도 채용담당자로서 조금이라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흐름
포트폴리오에 정답이 없지만, 아래 프로세스를 따르면 프로젝트의 가독성과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1. 어떤 문제를 발견했는지?
프로젝트의 시작점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영역이기에 구체적으로 정의해라. 특히 문제는 사용자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2. 왜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는지?
데이터를 통해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사용자 피드백으로 이를 뒷받침하라.
3.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해결 과정과 사용한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적어라. AS IS -> TO BE 방식이 문제 해결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는 시각화 결과물이다.
4. 그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왜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지?
결과물과 그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나 사용자 반응 등을 활용해 결과를 분석하라.
데이터가 없다면 결과에 대한 본인의 생각 혹은 추측이라도 넣길 바란다.
5. 회고 및 느낀 점
개인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가장 시간을 많이 사용하는 영역이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실패확률이 높기에, 실패를 했다면 어떤 배움이 있었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떤 떤 조치를 했는지에 대한 Lesson Learned를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신입 디자이너에게 하고 싶은 말
디자이너로 취업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강점을 뾰족하고 그리고 일관되게 세우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
취업 준비는 결국 나를 증명하는 과정이며 문제 해결 능력, 데이터 기반 사고, 협업 경험 등 본인의 강점을 논리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취업의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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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1일 오전 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