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입문에서는 기회비용이 가장 먼저 나온다. 내가 무엇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하는 가장 큰 선택 값이다. 떨어지는 주식에 물타기를 하다가 본전을 찾을 수 있지만, 손절하고 다른 주식으로 더 많이 만회할 수도 있다. 이런 선택들을 잘하려면 총비용의 개념도 돌아봐야 한다. 평당 평균 집값이 3,200만 원인 서울을 기준으로 집안의 물품의 보유비용을 다시 계산해 보면, 상상 이상의 가격이 나온다. 같은 논리로 책 한권은 약 8만원의 보유비용이 들기에 전자책을 선호하게 되고, 나 역시 중복되는 물건들을 당근마켓에 팔고 나서야 마음이 편해졌다. "『침대는 거실에 둘게요』를 쓴 서윤영 건축 칼럼니스트는 이런 소박한 소비에 찬물을 확 끼얹는다. "가령 1.5m×2m짜리 더블 침대를 200만원에 합리적으로 잘 샀다고 생각하지만 대략 한평(3.3㎡)을 차지하고 있으니 3400만원이나 마찬가지예요. 침대값 200만원에 공간 점유 비용 3200만원을 더해서. 3년 만에 1200만원 더 올랐네요." 너비 0.8m 깊이 0.6m인 한쪽짜리 1인용 옷장 하나는 문 여닫는 클리어런스 공간까지 따지면 가격이 800만원에서 시작한다. 반 평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 양문형 냉장고는 최소 1600만원짜리다."

[안혜리 논설위원이 간다] 내 방 30만원짜리 서랍장, 알고 보면 830만원?

중앙일보

[안혜리 논설위원이 간다] 내 방 30만원짜리 서랍장, 알고 보면 8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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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6일 오전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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